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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장소들

아늑한 분위기의 전통영국식 홍차전문점 페코(Pekoe)

by 코코리짱 2008. 5. 20.

17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랑스러운 두 아가씨와 데이트.
친구들이랑 모여도, 거의 웬만해서는 찻집같은데 앉아서 수다떨기보다는 웬만하면 걸으면서 이야기 하는지라.
(찻집보다는 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잠시 앉아서 이야기. 차나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최근 알게된 사람들과 앉아서 이야기 하는 상황이 좀 낯설기도 하지만, 그냥 저냥 맛있고 분위기 좋은 찻집들을 가게 되어 흐뭇하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심히 돌아댕기고 나서 포사이공(가끔 가는 곳인데도 까먹는 나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인간인건지.)에서 해물 쌀국수 먹었는데, 확실히 식욕이 예전같지 않다.
스몰로 먹었는데도 먹기 힘들었다. 옛날엔 먹고 나서 그냥 딱 배부를 정도 혹은 배가 꺼지는 쪽이었는데.
암튼 쌀국수먹고 나서 나는 배가 이빠이로 불러오는데, 아직 식욕이 왕성한 일행 중 한 사람이 배고파하기도 하고 수다떨 공간이 필요해서 가게 된 코엑스의 홍차전문점 페코.

위치는 아마도 코엑스에서 현대백화점가는 연결통로쪽에 있었던 것 같다.
(코엑스 갈때마다 매번 다르게 느껴져서 헤메는 심각한 길치인 내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리 만무하다.)
그 근처 커피빈까지는 많이 와봤는데, 그 안쪽에 저런 아담한 찻집이 있는지는 몰랐다.

구린 사진을 찍게 되어 웬지 죄송. 사진이 삐딱한 건 내가 삐딱해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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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선실같은 분위기의 엔틱 소품들. 배가 그려진 엔틱 책상의 분위기가 마치 BBC 영화 설득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캡틴 웬트워스와 앤이 같이 배를 타고 항해하는 모습.
 그들도 저런 소품이 갖춰진 곳에서 행복한 분위기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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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모르게 화장대같은 느낌의 장식장인데, 갖가지 종류의 차들이 한가득이다.
사진을 좀 많이 구리게 찍었다.
( 저혈압인고로 수전증이다. 원래 저혈압 아니었는데, 저혈압이 되었고 몸이 피곤하면 바들바들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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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가씨들과 함께 먹은 것들.
홍차(뭔지는 까먹음)와 건포도와 얼그레이 스콘, 아이스 로얄 밀크티, 그리고 내가 먹은 건 홍차 빙수.
홍차 빙수 정말 맛있었다. +_+
아이스크림과 밀크티가 부드럽게 어울어지고, 바삭바삭한 씨리얼과 쫀득쫀득한 찹쌀떡이 그야말로 일품.
스콘은 건포도는 고소한 맛, 얼그레이는 향긋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상큼한 딸기쨈 및 크림(? 뭔지 모르겠어)과 함께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느낌.

값비싸기만 한 커피 체인점들보다 100배는 나은 맛과 분위기였다.
더군다나 케이크, 스콘을 조금씩 먹어볼 수 있는 세트 메뉴도 있고.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에서나 볼 수 있던 애프터눈 티세트같은 것도 먹어볼 수 있다.
점심을 안 먹었으면 시도해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점심을 먹고 배가 이빠이로 불러와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먹는다는 건 자살행위.
언젠가 꼭 먹어보리라. 애프터눈 티세트 >_<
 
귀여운 아가씨들과 이쁜 찻집에서 이쁜 용기에 담긴 맛있는 것을 먹으면 확실히 기분이 좋다.
좀 많이 행복하다. 히히. (웬지 중년 변태 아저씨의 대사같애.)
언젠가 좋아하는 아저씨가 생기면 같이 갔으면 하지만, 아저씨들은 이런 찻집 싫어할려나.

코엑스에서 잠시 쉴 공간이 필요할때, 맛있는 차와 디저트가 필요할 때, 가까운 사람들과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가보기를 추천하는 찻집이다.
정통 영국식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도 강력추천~
좋은 찻집에 데려가 준 귀염둥이 모양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P.S. 전통영국식이라지만, 내가 영국을 가봤어야 영국의 맛을 알지 쿨럭.
      (단지 분위기와 인테리어가 영국 사극드라마적인 분위기가 가득이라 그리 추측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