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나면 끄적끄적

너나 잘하세요.

by 코코리짱 2008. 11. 9.

내 자신에게 쏟아부어주고 싶은 말.
뭘해도 재미가 없고, 감동이나 감정이 살아있음을 느껴본지 오래되었고. (글쓰는 거랑은 달리 실제로)
가끔씩은 내 심장이 뛰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진심으로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나 웃음 그런 거 지어본 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라는 거 잘 알고 있고.
무감각, 무감동, 무감정.
이런 상태가 너무나 싫어서, 뭔가 자극에 자극을 가해도 마약같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

갑자기 대학시절 어느 선배에게 들은 한마디.
"너한테는 뭔가 뜨거운 열정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아."
(물론 그 당시 선배의 말의 의미는 운동권쪽으로 대학생으로의 그런 책임감이나 정의? 그런 것을 의미한 거였겠지만.)
그 말듣고 좀 뜨끔했던 생각이 난다.
난 정말 뜨거운 열정 그런 거 뭔지 모르거든.
차거운 냉정이라면 잘 알고 있다. 
 
또, 언젠가는 후배에게 들은 한마디.
죽도록 사랑한 상대가 있었냐길래, 난 없다고 했다.
나는 당췌 죽도록 사랑하는 그런 거는 피하자주의다. 감정에 휘둘린다는 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도 알고.
어느날 갑자기 휘둘려서 많은 고생을 해보기도 했으니까.
솔찍히 죽도록 사랑할 정도의 상대를 못만나보기도 했다. 그런 상대가 있다면 도망갈지도?
난 내가 더 중요하니까.
"죽도록 사랑한 상대도 없다니 헛 사셨군요."
죽도록 사랑한 상대가 없으면 헛 산건가. 평생을 걸려도 만날까 말까한 상대인데.
인생 다 산 것도 아니고.
정말 아주 솔찍하게 이야기하면, 그냥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있다.
관찰하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보이는 게 즐겁다.
(아, 심리학자가 되었어야 할까.)
근데, 어느 누군가에게 특정한 감정을 느낀다는 게 나한테는 참 어렵다.
그냥 다 좋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두들겨맞을까.
그래서 아주 가끔씩은 내가 체력이 따라줬다면, 틀림없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지 않았을까.
사실 언젠가의 꿈이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적성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특정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도 인류애라는 건 존재하니까.

미적지근.
아니면 얼음보다도 더 단단하고 딱딱한 그게 나를 지칭하는 단어로 딱 적당할 것 같다.

한동안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속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보다.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빠른 시일내에 떠나보고 싶다.
나를 찾기 위한 여행.
멀리도 필요없고, 그냥 혼자서 기차여행이라도 해봤으면.
체력 키워서 기필코 나 홀로 여행 떠나보리라.
그래서, 나 자신과 정면으로 대면하고 나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그 때가 되기 전까지는 일단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사랑스러운 건 그 누가 뭐라도 나니까.

P.S. 건전지체력 풀체력으로 돌아와라~
       떨어져서 올라오지 않는 식욕 다시 돌아와라~
       떨어진 수면시간 다시 되돌아와라~
       나에게 걸어보는 마법의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