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강한 질문을 던지는 종교적 SF 드라마 지구가 멈추는 날


Twentieth Century-Fox Film Corporation / Earth Canada Productions , (주)이십세기 폭스코리아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하는 경우는 두 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크게 기대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갔을 때.
최근 예고편(특수효과와 스펙타클로 중무장한 그야말로 뽀대나는 영상들이야 이젠 너무나 쉽게 접하고 갈 수 있지 않은가.)으로,
포스터를 통해서 실제 영화와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마케팅을 하거나, 혹은 예고편만이 전부인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봐왔기에.
될 수 있으면 영화에 대한 정보는 접하지 않고 감상하려고 하는 편이다.
오로지 보는 정보는 감독이 어떤 감독이고, 전작은 어떤 작품인가. 감독이 가망 없으면, 출연진을 본다.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과 연기라도 감상할 수 있으니까.

지구가 멈추는 날은 솔찍히 감독보다도 출연진 쪽에 더 흥미를 두고 선택한 영화였다.
매트릭스 시리즈 이후 간간히 얼굴을 보이시던 키아누 리브스가 간만에 SF영화에 출연하신다니 구미가 땡기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아역 연기자시절부터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도 궁금했고.
감독의 전작을 봤을 때 뭔가 종교적인 느낌이 풍기는 SF드라마가 되리라는 예상을 어느정도 하고 갔다.
이 영화에 대해서 정통SF물을 기대한다거나,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본다면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은 실망할 것이다.
이안 감독의 헐크를 보면서 실망했던 관객들처럼.
(헐크의 경우에는 이안 감독의 전작을 봤다면, 블록버스터 영화라기 보다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다룬 SF드라마일 것이라는 짐작을 대략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깊이있게 감상했던 영화.)

영화의 시작은 말 그대로 너무나 갑작스럽다.
원인도 이유도 모르는 채 호출되어 가는 우주생물학자 헬렌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
묻지마 다쳐~로 일관되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문도 모르고 마냥 불려가는 사람들.
최근 읽고 있는 R. 벅민스터 풀러의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라는 책에 따르면, 전문화된 엘리트 인력들.

여전히 지적인 미모를 유감없이 뽐내주시는 제니퍼 코넬리. 연기에 완숙미가 느껴진다. 헐크에서도 과학자 역할이시더니만~


도착해서 불려가보니, 지구에 갑자기 빠른 속도로 돌진해오는 정체불명의 물체로 당장 전멸될 위기에 처한 상태다.
그러나, 다행히도 물체와의 충돌 직후 지구는 전멸되지 않았고, 헬렌과 외계생명체와의 접촉의 순간.
인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정체불명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폭력으로 이어지기 마련.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아니 어떻게 보면 알려고 하지도 않고 일단 미확인 물체는 확인부터하려고 하는 사람들.
영화 전반적으로 하는 질문은 과연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에 대한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고민하며 쓰는 성악설, 성선설에 대한 주제.
윌리엄 골딩과 이언 매큐언의 소설에서처럼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인 것인가.
구약성격에서 아담과 이브가 따먹지 말라던 사과를 먹었듯이, 카인이 아벨을 죽였듯이.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해를 가하고, 서로 이해하기보다는 싸우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빼앗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게 과연 인류인 것인가에 대한 강한 질문을 한다.

그 옛날 영화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가 생각나는 장면.


 

인류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는 클라투의 의견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분석하고 채집하고, 심지어는 원하는 대답을 얻기 위해 고문하려고 한다. 현대 사회의 고질병과도 같은 커뮤니케이션 단절의 문제.




마치 톨스토이의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가 처음 인간들을 보면서, 무서운 기운들을 느꼈듯이 지구를 위해서 온 클라투도 인간들의 악한 면들을 접하게 된다.
과연 인류의 대한 최종 판단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평가하기 위해서 온 클라투. 영화상에서 모호하게 그려진 점이 아쉽다. 인류에게 호의적인 것인지, 적대감이 있는 것인지 애매모하게 표현된 점과 호러물적인 느낌을 추가하기 위해서인지 무표정하게 지나가면서 초능력 신공을 발휘하는 클라투의 존재는 오히려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정도.






SF라기 보다는 웬지 모르게 장르가 모호하게 느껴졌던, 종교적인 코드가 너무나 강하게 느껴졌던 SF드라마 지구가 멈추는 날.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웬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 영화. 
(스릴러물도 아닌데, 심하게 미스테리 스릴러스러운 OST도 묘한 부조화를 이루는 부분중 하나)
인간 내면의 본성에 대해서 좀 더 심도 깊게 촛점을 맞췄다면,  차라리 더욱 볼만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러나 나에게 인간의 근본적인 내면은 과연 선한가, 악한가에 대해서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볼만한 SF드라마였다고 생각하지만(특히 간만에 등장하시는 아름다운 키아누 리브스와 제니퍼 코넬리의 팬이시라면 꼭 봐야 할 영화다.), 블록버스터나 정통SF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리메이크한 원작 영화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가  웬지 더욱 궁금해진다.
거장 로버트 와이즈(신체 강탈자,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등을 감독, 제작하신 분.)의 작품이고, 냉전 당시의 영화이니 웬지 더욱 기대된다. 혹성탈출의 오리지널판이 휠씬 충격적인 결말이었듯이 이 영화도 그러할지 궁금하다.
지구가 정지한 날
감독 로버트 와이즈 (1951 / 미국)
출연 마이클 레니, 패트리샤 닐, 프랭크 콘로이, 록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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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영화를 보면서 영화 외적인 부분들이 더 많이 생각났던 영화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봤던 V나, 이티, 미지와의 조우, X파일, 각종 SF영화와 드라마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고, 그 영화들 중에서 인간이 외계인에게 호의적인 작품이 의외로 적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처음 이 영화의 키아누 리브스를 보면서 떠오른 사람은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미래로부터 왔다는 존 티토라는 사람.
현재 읽고 있는 R. 벅민스터 풀러의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와 관련지어서도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R. 벅민스터 풀러 (앨피,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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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및 정보 출처 : http://www.cineseoul.com, http://imd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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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마 산책/원작이 있는 영상  |  2009.01.01 21:38
2009.01.01 22:46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참 어이없었던 영화였습니다 ㅎㅎㅎ
2009.01.02 19:54 신고 수정/삭제
좀 그렇기는 하지만, 나름 본 만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영화외적인 것으로지만..그래도, 트와일라잇보다는 괜찮지 않았나요?^^
.
2009.01.02 20:47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2009.01.02 23:49 신고 수정/삭제
초대장 보내드렸습니다.
확인해보시고 개설하시길.^^
많은 활동 기대할께요.
.
2009.01.03 12:32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저도 함께 참여했던 영화라, 글 엮어 소개합니다.
2009.01.04 00:17 신고 수정/삭제
초하님 안녕하세요.
엮으신 글...잘 읽어보았습니다.^^
저도 맞 트랙백 걸어드렸어요~^^
2009.01.05 09:24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또한 이 위블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음도 참 큰 즐거움이고 행복 같아요...

새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좋은 글들로 더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하고 바랍니다.
2009.01.05 22:12 신고 수정/삭제
저도 다른 분들 글 읽고 막 놀라요.
너무 대단하신 분들도 많고, 좋은 글 쓰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고.
비슷한 생각도 있는 반면에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는 분들도 많고~^^
초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도 많이 뵙기를~
.
2009.01.04 18:34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음.. 클라투는 에바의 카오루와 흡사한 캐릭터인가요? 아직 못봤는데..
포스터의 몬스터가 에바와 비슷하다는 한마디에 그냥 보고싶어지네요.
2009.01.04 22:16 신고 수정/삭제
클라투가 에바의 카오루랑 비슷하다는 느낌은 안들고요.
뭐랄까, 원작의 인간적인 클라투와는 달리 좀..너무 인공적인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포스터의 몬스터는 에바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도 중 하나와 비슷하더라구요.
(12인가 13사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눈에서 빔 나오는 걸 보면 딱 반지의 제왕이나 슈퍼로봇대전 생각난다는..ㅋㅋ)
근데, 혹시 보고 싶으신가요? 그럼 저에게 살짝 말씀해주시라능.ㅋㅋ
2009.01.04 22:35 신고 수정/삭제
극장 갈시간은 없고, 그냥 50년대 나온 원작을 봤습니다.
으흠.. 제가 먼저 본게 에반게리온이라 그걸 중심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가이낙스가 "지구 최후의날"을 참고했던것같네요.
저도 리뷰한번 적어볼까요? ㅎㅎ
2009.01.05 22:10 신고 수정/삭제
50년대 나온 원작을 보셨군요~
저도 참 궁금하던데..그걸 봤다면 영화를 보는 시각이 좀 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 가이낙스라면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리카르도님 시간되시면 작성해주세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ㅋㅋㅋ
.
fkr
2009.01.06 12:34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보고싶었는데 '--' 시간도 안되고 마눌님 취향도 아니라서 패스한 작품..
2009.01.06 22:01 신고 수정/삭제
강추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예요.
근데, 웬지 오빠 취향같을 것 같네요.ㅋㅋㅋㅋ
보면 틀림없이~ㅋㅋㅋ 막 두덜대실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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