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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산책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by 코코리짱 2010. 1. 4.


당신이 운명이라 생각하는 상대가 꼭 당신의 운명이 아닐 수도 있다.

썸머와 함께 한 나날들.썸머와 함께 한 기억들~아래쪽에 멘트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라는 멘트.정말 그렇다.


누구나 운명적인 사랑을 꿈꾼다. 그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길 바라고, 변화되길 바란다.
이전의 나와는 다른 나를 꿈꾸기도 하고, 좀 더 멋지고 괜찮은 사람으로 상대방 앞에 보여지기도 바란다.
세상이 온통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 근데 문뜩 정신을 차려보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더이상 자신의 모습으로 있다기보다 자꾸만 무리하는 듯한 기분이 들고, 웬지 겉도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고 했을 때 믿을만한 직장 선배가 나에게 했던 충고는 "그건 별로 좋지 않은데요. 나 아닌 다른 사람같은 느낌이 들고 본인이 무리하는 기분이 든다면 그건 좋지 않은 신호예요."였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짦았던 내 사랑의 감정은 서서히 침몰해가는 중이었다.
(물론 아주 예전의 이야기)

사랑을 해봤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그런 경험.(실은 한번이 아니라 너무나 수없이 해봤을 경험.)
당신은 운명이라 생각했던 상대가 실은 당신의 운명의 상대가 아니었다면 어떨까.

영화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손을 잡고 그녀와의 나날들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시작부터 의미심장하다.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그럼 무슨 이야기라는 건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남자가 한 때 어느 여자를 만났던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맹목적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왔던 톰과 운명적인 사랑따윈 절대 믿지 않고, 진지한 관계따윈 바라지 않는 썸머라는 여자가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인기만점의 그녀 썸머와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톰.
썸머를 동경하던 톰.
그리고 둘 사이에 접점이라고는 있을 것 같지 않았지만 음악취향으로 인한 대화, 노래방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어느순간을 계기로 둘은 가까워지게 되고 둘의 사이를 전환할 기회가 왔지만, 관계의 시작을 명확히 하지 못한 톰과 썸머.


친구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
톰은 취향도 비슷하고 알송달송한 썸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간다.

012

그리고 둘 사이에는 더이상 친구관계라고 하기엔 좀 더 깊은 단계로 발전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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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썸머가 점차 자신에게 쌓았던 벽을 허문다고 생각하고 서로 진지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인정하지 않아도 둘은 잘되어가고 있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톰에게 있어서 청천벽력같은 썸머의 이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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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별선언은 과연 갑작스러웠던 것일까.
이별의 잘못은 그녀에게만 있었던 것일까.
500일동안 톰과 썸머에게는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 것일까.
맹목적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믿던 순정파 남자 톰과 운명적인 사랑과 관계에 대한 신뢰따윈 절대 믿지 못하던 썸머가 만난 후 두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궁금하다면 꼭 영화를 보시기 바란다.
얼마전에 쓴 브레이크 업:이별후애가 이별 후의 연인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그런 영화라면, 이 영화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의 과정과 그 이후의 상황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린 영화이다.
누구나 한번은 겪었을 법한 만남의 과정을, 자신의 일기장에 적은 기록을 보여주듯이 보여주는 영화이기에 더 진솔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신다면 누구라도 아, 저건 내 이야기~하면서 맞장구치실 그런 영화다.
12월 말부터 이런 저런 볼거리들이 가득한 극장가지만, 잔잔하면서도 옛추억을 조용히 회고하고 싶은 분들께, 특히 남자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이미지 출처 : 씨네 서울 http://www.cineseoul.com >

http://movie.nate.com/trackback/add_review?cinema_id=4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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