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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19

풍요 속에 빈곤한 만찬을 먹을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을 과학적으로 풀어놓은 '빈곤한 만찬' 이상하게도 뭐든지 풍요롭게 누리고 발전해야 할 현대인들은 세계 각 곳에서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못먹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질병에 걸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발전된 문명이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거라면 어떻겠는가. 자동화된 문명은 인간을 좀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지만, 오히려 게으르고 외부 충격에 약한 유전자로 변형시켜주었다. 또한, 발전된 과학은 대체 식품이나 온갖 식품 첨가물,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냈지만, 그 또한 유전자에 변형을 가져왔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수많은 먹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닉한 일인가. 하루하루 제대로 된 먹거리가 없어서, 광우병, 멜라민 파동와 유전자 변형 식품과 안전하지 않은.. 2009. 4. 3.
세상에 사랑을 남기고 간 요정 오드리 햅번의 조언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9년작 영화 올웨이즈. 이 영화에서 천사로 등장했던 오드리 햅번. 그 후 몇 년 후 사랑하는 가족들 속에서 조용하게 세상을 떠난 그녀. 여고시절 학교앞 문방구 앞에서 엽서나 달력등 이쁜 팬시 상품으로 내 맘을 사로잡았고, 어머니와 나의 영원한 스타인 그녀. 오드리 햅번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영화,(아니, 어쩌면 그녀로 인해 유명해진 영화)"로마의 휴일"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해맑게 웃던 앤 공주의 모습일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유행하고 있는 패션 아이콘이기도 한 오드리 햅번. 그렇지만, 우리에게 가장 인상깊게 기억되는 그녀의 모습은 유니세프에서 활동하며 소말리아의 굶주리고 병든 아이들을 껴안아주던 주름살 가득한 얼굴.. 2009. 3. 24.
크리스마스 캐럴과 호밀밭의 파수꾼이 연상되기도 하고, 아련한 옛 추억이 담겨있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스웨터 스웨터하면 나에게 떠오르는 추억은 어머니의 교통사고다. 그것도 하마터면 어머니가 돌아가실 뻔한 끔찍한 사고의 추억이다. 스웨터와 교통사고가 무슨 연관이냐고 되물어보실 분도 있겠지만, 교통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손재주가 좋으신 어머니는 장사하시면서 바쁜 틈틈히 겨울에 나와 오빠 그리고 어머니 본인이 입으실 스웨터와 조끼,카디건을 짜셨다. 나는 내심 예쁜 핑크색으로 스웨터를 짜주시길 바랬지만, 정작 나에게 돌아온 스웨터는 가장 싫어하는 밝은 초록색 계열(실제로는 참 이뻤고 꼼꼼하게 잘 짜여졌지만)이었고, 싫은 내색은 최대한 하지 않고 받아 입고 다녔다. 완성된 스웨터를 입고 다닐 무렵, 어머니는 차를 몰고 집에 황급히 오시던 도중 상대방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차는 완전히 일그러져서, 형체를 알아볼수.. 2009. 2. 19.
남성잡지 부록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기대와는 달랐던 서른이라도 괜찮아. 서른이라도 괜찮아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이시하라 소이치로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상세보기 이쁜 겉표지, 너무나 위로가 되는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 어느 나라에서나 30대 독신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30대 독신남성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동양권이면서, 아직까지 가부장적 유교사상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30살 독신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20대초반 대학교 졸업하기 전, 휴학한 후 잠시 다닐 직장을 구하러 다닐 때부터, 면접 때 쏟아지는 질문. "결혼 안하나요?" 혹은 "결혼은 언제 할 예정인가요?" 그 후 몇 년간 계속된 질문인지 수없이 쏟아져서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의 안부인사도, 명절 때마다 만나는 친척들의 질문도.. 2009. 2. 14.
여왕으로 태어나서 여왕으로 죽어갔던 한 여성의 불꽃같이 치열했던 삶을 그린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 헨리8세는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긴 왕일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새로운 종교를 만들었던 왕이기도 하고, 6명의 부인과 결혼했으며, 그 중 2명은 사형대로 보내기도 한 왕. 그리고 그렇게나 간절히 바라던 후계자를 얻었으나, 일찌감치 세상을 떠나 그 후 잉글랜드의 왕권은 항상 불안했다. 살아있을 때도 이야기꺼리가 많았으나, 오히려 죽고난 뒤 그의 딸들인 메리와 엘리자베스가 더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냈다. 아버지보다 더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대영제국을 세운 엘리자베스. 후계자 에드워드6세가 죽고나자, 불안했던 영국. 메리보다 먼저 왕위에 올랐지만, 9일만에 폐위되고 목숨을 잃었던 레이디 제인 그레이가 있었고, 엘리자베스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메리에게 유폐당해서 시간을 보내다.. 2009. 2. 5.
미국 작은 시골 마을의 낭만과 매력이 듬뿍 담긴 미트포드 이야기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읽어봤을 때 기대되었던 것은 성직자의 사랑이야기. 성직자의 사랑이야기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가시나무 새" 초등학교 시절 봤던 미니시리즈이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너무나도 유명한 OST와 이뤄지기가 힘들어 너무나도 가슴아팠던 순애보 이야기. 요즘처럼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연애에 익숙해진 분들이야, 속답답할지도 모르는 이야기일지라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보석같았던 이야기. 가시나무 새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콜린 맥콜로우 (문지사, 2006년) 상세보기 그러나 미트포드 이야기를 막상 읽어보니 카톨릭 신부가 아닌 성공회 신부이니 금지된 로맨스도 아니고,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도 아닌지라 살짜쿵 아쉬웠다. (그렇다, 나는 원래 수록된 정보를 보면서 멋대로 망상해수욕장에서 .. 2009.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