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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면 끄적끄적

전화, 메신저보다 1분이라도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by 코코리짱 2008. 9. 28.

한 때 나도 채팅, 메신저에 엄청나게 빠져있었던 사람이라는 건 인정한다. 지금도 가끔씩은 채팅방에서 이야기하곤 하니까.
더군다나 난 인터넷전의 통신 세대였는지라, 지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나우누리 시절 알던 사람들.
친구의 권유로 접하게 되었던 서비스였었고, 그 당시에는 마냥 신기했었달까.
지금의 인터넷 세상과는 다른 맛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카페 시절만해도 뭔가 좀 인간적인 느낌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요즘은 그냥 겉돌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건 나만 받는 느낌일까.

어찌보면 디지털 정보화시대에 촌스럽게 사는 아날로그형 인간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렇다.
전화나 메신저보다 단 1분이라도 얼굴보고 상대방과 이야기 나누는 게 행복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그래서 그런지, 나는 사람 많이 모이는 모임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알던 사람들끼리 소수정예로 모이는 걸 좋아한달까.
(그렇다, 나는 요즘 세상과는 다르게,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선호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얇고 넓은 인간관계도 선호하지만.)

물론 사람 많이 모이는 모임도 즐겁다.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건 모험이고, 새로운 경험이니까~
그리고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하는 편이고, 관찰하는 걸 좋아하니까 즐겁다.
근데,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기가 힘들다.
한 상대와 오랜시간 대화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내 인간관계는 내가 챙길 수 있는 수준까지만.
그 이상은 늘리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전화, 문자 좋다. 채팅, 이메일도 좋다.
근데, 가끔씩은 편지나 엽서도 보내는 게 더 좋다.
(가끔씩 지인들에게 기어가는 글씨로 엽서나 편지와 함께 책이나 빵을 선물하는 사람)
기왕이면 직접 마주치는 건 더 좋다.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고, 채팅을 하면 참 편하긴 한데 상대방이 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막 아쉽다. 가끔씩은 공허하다.
또, 얼굴이 안보여서 그런지 막말하기도 쉽고, 싸움나기도 쉽다.
메신저나 채팅하다가 생긴 오해를 풀려다가 아까운 시간만 날아간다.
열심히 뭔가 집중해있는 시간에 띠리링 올라가는 대화창도 가끔씩은 짜증난다.

물론 바쁘니까, 간편하고 빠른 걸 선호하는 거겠지만.
나는 싫다. (그래서 니가 없는거야~ㅋㅋ)
사람을 사귀는 건 느리고 지루하게 하고 싶다. (그렇다고 재미없게 놀고 싶다는 건 아니고.)
예전에 내 친구가 했던 말을 차용한 것이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었다고 하는데, 느리고 길고 지루한 사랑이 좋다는 말이 문뜩 떠오른다.

1시간 이상 얼굴도 안 보이는 상대와 수다 떠는 거 즐거우신가요.
물론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같이 있지 못한다면야,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아니라면 직접 상대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시길 강추.
자주 만나지 않아도, 잠깐 봐도 행복해진답니다. 이야기가 별로 시답지 않아도.
얼굴보고 이야기하면, 그냥 채팅하고 전화하는 거랑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