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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장소들

담백하고 정갈한 교자가 먹고 싶다면 홍대앞 고엔을 가보세요~

by 코코리짱 2008. 11. 9.


늦가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데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나의 입맛은 아직도 되돌아올 생각을 안하고 있고.
도대체 뭘 먹으면 입맛이 돌아올까 하다가, 보게 된 황팽님의 홍대맛집 고엔 포스팅. (강렬한 염장을 나에게 준 포스팅)
군만두 너무 좋아함. 숙주 너무 좋아함. 두부도 너무 좋아함. 사진 본 순간 나도 당장 갈꺼야!
결심하고 11월 1일 감행하기로 결정.

고엔을 가기전 나의 상황. 홍대 나들이가 끝난 뒤에, 갤러리 카페 사다리를 못찾아서 수노래방과 럭셔리 수노래방에서 30분간 뺑뺑이.
건전지 체력 바닥나서 얼굴에 짜증팍팍. 배고파 죽겠는데, 고엔 들어가는 입구 못찾아서 애꿎은 사다리 훈남 주인님께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어본 여자.=_=
고엔의 입구는 사다리 바로 옆쪽에 있다.
나는 사다리 지하에 위치해있다길래 당연히 입구도 그쪽에 있겠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옆쪽에 바로. 물어본 게 민망해질 정도.
(길치의 가장 중요한 착각은 거의 다 와서, 못찾고 빙빙 돈다는 점이다.)

가게의 위치는 갤러리 카페 사다리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밖에서 본 고엔의 모습. 지하로 보이는 모습이 웬지 정겨운 느낌. 자전거는 배달용인가?


고엔의 간판. 이부근 가게들의 간판은 참 아담해서, 나같은 길치는 잘 못찾겠음. 풍경이 귀엽다. 고엔 말 그대로 이집 음식값은 모두 5엔짜리인 걸까+_+


귀여운 고냥이 얼굴. 고냥이가 튀어나오는 걸 주의하라는 겁니까? (나 아무래도 일어 공부하는 시간에 잤나보다. 읽을 줄은 아는데 뜻이 기억이 안나..ㅋㅋ)


웬지 모르게 60~70년대가 생각나는 느낌의 인테리어. 나만 그런 생각했나.


혼자 온 관계로 당연히 1인석이 가능한 자리에 앉아서 먹었다. 배가 무척 고팠던 관계로 음식이 좀 빨리 나오길 바랬지만, 배에서 민망하고 사나운 소리가 마구마구 나오고 배고픔이 가라앉을 때까지 음식이 나오질 않았다. 그만큼 손님이 많기도 했고.
그리고 내 바로 옆에서 어느 여자분도 나랑 같은 세트를 시키시고 같이 먹어서 그런지, 딱히 외롭지 않더라.
나오는 동안 책 열심히 읽으면서 기다리니 마침내 나오는 "마늘교자 좋겠다"+ 연두부.
솔찍히 이정도 양이면 평소 먹는 양인데, 그날따라 너무 헤멨는지 음식 나오길 턱이 빠지게 기다려서인지 양이 차질 않았다.

어쨌건, 안경끼신 귀여운 언니(?정확히는 동생이겠지)가 주문받아주고~
훈남 오라버니들이 왔다갔다 바쁘게 요리하시는 모습 보고 있노라면 절로 훈훈.
가게안 분위기도 정겨운 분위기. 뭔가 따뜻한 느낌. (그날 날씨 쩜 추워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전반적으로 담백해서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원래 느끼한 음식 잘 못 먹고, 툭하면 탈나는 사람인지라 닝닝하고 담백한 음식을 좋아해서 너무 나의 취향.
숙주 돼지고기 야채볶음도 안 느끼하고 담백, 오이무침이랑 연두부도 상큼.
잘나간다는 마늘교자는 적당하게 노릇노릇. 육수의 맛은 깔끔.
허겁지겁 먹어대는 나의 모습. 으하하하. 완전히 게눈감추듯 깔끔히, 파파팍 먹어치운 나.
훈남들 사이에 둘러싸여있어도, 체면무시하고 맛있는 것엔 언제나 굴복하는 법.

그리고 그날 내가 먹은 것. 마늘교자 좋겠다 + 연두부 (메뉴 사진을 못찍어서 안타까운데, 그날 인배가 보이지 않았다.배가 너무 고파서 눈에 안보였던 것일지도.)

안경낀 귀여운 분이 잘 먹었냐고 물어보기에 "맛있기는 한데, 양이 부족했어요."
언젠가 가게 되면 교자만 시켜서 배가 터지도록 먹어주리라.
이미 앞서 작성했지만, 아쉬움의 마무리는 사다리에서 만족스러운 디저트를 먹으면서 행복하게~

정겨운 느낌의 가게~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께 강력추천.
친구들이랑 같이 와서 먹으면서 수다떨면 좋을 것 같은 가게.
가을, 겨울에 오면 참 포근할 것 같은 가게~"같이 앉아있는 사람과의 거리가 좁아서 참 따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가게.

까먹었어. 무슨 뜻인지. 일본어 중급까지 공부했으면 뭐하니~안하면 다 도루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