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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산책/원작이 있는 영상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2009)

by 코코리짱 2010. 1. 25.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추억의 원작을 너무나 잘 살린 꼬마 니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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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 학창 시절이 있다. 그리고 그 시절을 같이 했던 책 또한 있을 것이다.
지금도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는 점은 내가 사달라는 책을 무조건 사주셨다는 점이다.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을 읽었을 ABE전집(그렇다, 요즘과 달리 우리 시대에는 전집하면 떠오르는 게 몇 개밖에 없었다.), 세계동화전집 등등 기억에 남는 책들이 참 많기도 하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시절 그때 읽었던 책들로 버티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어린 시절 함께하는 책은 참 중요하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과 꼬마 니콜라는 내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세트(전10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조반니노 과레스키 (서교출판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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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전5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르네 고시니 (문학동네,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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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꼬마 니콜라를 보면서, 악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착한 꼬마였던 나(정말?)에게는 적지않은 충격과 함께 재미를 주기도 했었고, 귀여운 삽화(그림없이는 책 못 읽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림있는 책을 더 좋아한다.)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책이었다.
걷기 시작해서부터 미운 3살, 5살, 7살 등등 왜 홀수나이가 미운이 들어가는지 아직은 자식을 키워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보면서 수긍이 가기도 했었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그 원작이 실사 원작으로 만들어진다니~~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최근에 뭔가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면 만족보다는 실망을 하기가 더 크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웬지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다.
포스터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부터가 깜찍하다 못해 훈훈하니,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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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너무나 까마득하게 어린 옛날과 대학생 시절에 읽어서인지 부분부분 기억이 날 정도지만, 영화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니콜라의 나레이션과 악동들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외동아들 니콜라와 서로 사랑하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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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이라면 그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그때 그시절 말도 안되는 고민들.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큰 문제가 전혀 아니지만)
부모님에게 솔찍하게 물어보기 보다는 또래들끼리 모여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더욱더 말도 안되는 문제로 발전하기도 하고.
동생이 태어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 시절 꼬맹이들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동생이 태어나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다 쏠리면 어쩌나, 자신을 돌봐줘야 할 부모님이 날 외면하면 어떻하나 하는 어찌보면 자신의 존재자체에 대한 최초의 위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위기에 대처하는 악동들의 모습은 역시나 예측불허.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모습이기에 영화는 더 엉뚱하고 흥미진진하다.
어른이 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생각들, 착각들, 고민들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웬지 약간 서글프기도 하지만.

정중한 모습으로 어머니에게 사드릴 장미꽃을 구입하는 악동들. 몇분도 아닌 몇 초뒤의 모습은 상상해보시길 바란다.


원작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그 누구라도 기억하고 계실 장학사의 방문. 과연 악동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인가.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기억? 어린 시절부터 이미 좋아하는 여자앞에서 남자는 불리하다는 걸 깨달은 니콜라. 필자에게도 어린시절 좋아하는 오빠친구를 방안에 데려가서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프랑스 악동들은 장난부터의 질이 다르다.
아마도 요 천사처럼 사랑스럽지만, 싱글싱글 웃고 있는 꼬맹이들과 함께 있다면 미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불쌍한 담임선생님께 애도를~)
아이들의 미소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라지만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종일관 영화 속의 캐릭터들과 이렇게나 공감을 많이 했던 영화는 처음이었다.

원작이 그러하듯이 흔히 이걸 아이들만 보는 영화로 착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이 영화는 블랙 코메디적인 면이 강하기도 하다.
어린이들의 사회는 어른들의 축소판이라고 어른들과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은근슬쩍 비꼬고 있기도 하다.
영화 피터팬이 그러하듯이 어찌보면 이 영화는 어린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어른들에게 추억과 웃음,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는 그런 영화.

고자질 1등, 잘난 척 1등 캐릭터.어른이나 어린이 사회에서나 얄밉기 그지없는 캐릭터다.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학창시절, 어린 시절이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고, 꿈많던 시절도 바로 이 시절.때묻지 않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이때 이시절 뿐.

돌아갈 수 없는 옛 시절을 잠시 떠올리며, 추억을 떠올리실 분들, 특히 이제는 빳빳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꼭 보셔야 할 영화.
아마도 영화를 보신다면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하면서 옛 일기장과 앨범을 보면서 즐거웠던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악동들의 세계로 빠져보시라~

더불어 원작도 다시 한번 챙겨서 읽어봐야 겠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ine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