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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면 끄적끄적

인연이 이어지는 건, 확실히 노력과 전략이 필요해.

by 코코리짱 2010. 7. 25.

아는 커플의 친가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어제 그곳에 댕겨왔다.
실은 두 사람이 사귀는 계기를 결정적으로 만들어준 사람이 나였다고 한다.
어제 만난 동생은 내가 중매시켜준거라고 하더라만. 실은 두 사람은 나 아니었어도 잘 이어졌을 인연이었다.
단지 결정적인 계기가 없었을 뿐이었고, 두 사람이 다가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중간에서 단축해줬을 뿐이다.
두 사람 다 서로에게 호감이 충분했는데, 서로의 맘을 몰라 다가가는데 머뭇머뭇대길래, 내가 살짝 등떠밀고 부채질했을 뿐이다.
토요일날 만났던 내친구랑 친구 남편이 결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도 나라고 한다.
나는 정작 몰랐다. 내가 그런 역할을 했는지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내친구 남편을 만났을 때 든 생각은, 딱 봤을 때 친구에게 푹 빠진 듯한 느낌이 한 눈에 보였고.
잘 대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는 게 느낌이나, 직감이라는 게 있는데 웬지 사귈 것 같다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잘 어울린다.
아닐 것 같은 사람들은 말 그대로 얼마 안가 헤어지고.

제인 오스틴 소설 중에서 "엠마"가 있는데, 자기자신보다 다른 사람들 맺어주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썼던 여자.
내가 딱 그런 거 같다. 왜 타인들의 감정은 잘 보이는데, 내 감정만은 내주위에 맴도는 감정만을 잘 읽지를 못하겠는지.
엠마에게는 미스터 나이틀리가 있었다지만, 난 아니잖아.흑흑흑.

500일의 썸머에서 톰이 썸머 이후에 어텀에게 다가갈때, 인연이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듯이.
확실히 인연을 만나고 이어가는데도 노력과 전략이 필요한 거 같다.
친구를 만들때도 내가 계기를 만들어 접근했듯이 인연만들때도 그런 게 필요한데.
난 그걸 잘 못 하겠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내 주변의 누군가에게라도 부탁할 사람이 나도 있었으면 좋겠어.
맨날 어긋나는 타이밍에 뭔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엇깔리는 인연들.
사소한 차이와 계기로 확 다가가왔다가, 확 돌아서버리는 그런 일들에 너무 지치고 또 지쳤다.
후배녀석은 내가 이런 이야기했더니만, 썰렁한 소리나 해대고.
주변 사람들의 충고를 들어보면, 너무나 상식적인 건데 잘 모르겠어.
왜 몇 번을 겪어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는걸까.
학습효과가 없어서 그런건가.
결론, 내맘대로 내뜻대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보이지 않는 흐름에 힘을 빼고 확 빠지는 수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냥 그럴래.한살이라도 더 어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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