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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면 끄적끄적

사랑니 뽑기 - 다섯째 날 <치과의사는 청개구리?>

by 코코리짱 2008. 6. 18.

맨날 바글바글했었는데, 오늘따라 손님이 없는 한산한 치과.
그러나 나는 오늘 예약시간을 30분이나 늦어버렸다.
언제는 안 그랬냐만.(매번 30분가량 늦은 사람.)
그치만 이 치과가는 교통편이 너무 불편해.ㅜㅜ

아무튼간 이제는 2개 남은 사랑니.
오늘은 의젓하게 어른처럼 참으면서 발치할꺼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나의 오산.
미리 경험했다고, 아픈 게 안 아픈게 아니다.
"어른답게 참자"는 드릴소리와 깊숙히 찔러주시는 마취주사,
오늘따라 좀 거친 손길과 치료를 보여주시는 치과의사 선생님 덕분에 날아가버렸다.=_=

입이 작은 관계로 아무리 크게 벌려도 한계가 있는 고로 오늘 따라 입을 잡아 늘리시고.
근데, 주사를 웬지 위가 아닌 아래에 놓아주시는 의사선생님.
간호사에게는 틀림없이 위부터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어찌된겨?
위쪽보다 아래쪽이 배로 아프단 말이야. 회복속도도 느리고.
저번에 아래쪽 뺐을 때는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사랑니를 아직 못 뽑으신 분께 드리는 충고. 무조건 위쪽부터 뽑으시길.
  아래쪽이 더 뽑기도 힘들고 턱 쪽에 단단히 박혀 있는 관계로 의사가 얼굴잡고 뽑는다.
  흔들때는 마취를 했음에도 턱이 아프다. 그리고 마취도 더 강하게 하고, 출혈도 더 많다.-

글구보니 마취로 멍해져있을 때 의사가 아래쪽부터 뽑는다고 했었던 듯.
예약시간보다 늦어서 그런가. (위쪽은 뭔가 해야 할 공사가 있으니까.)
의사 계속 뭘 이야기하고 물어보는데, 마취가된 상태에서 입 벌리고 있으면 대답할 수 있을리가 없다.
사랑니는 확실히 뽑힐때는 통증이 없지만,
뽑히는 과정이 너무 아프고 무섭다.

오늘은 좀 아파서(비오는 날은 배로 쑤신 듯?) 집에 갈 때 냉찜질 팩 받아가지고 얼굴에 대고 왔다.
간호사와 의사가 불쌍한 아이보듯 아프냐고 물어보고,
약사도 이빨 빼셨구나 하면서 쳐다보는데, 지혈하려고 넣어준 솜을 물고 있는지라 대답도 못하고 멀뚱멀뚱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앞으로 1개만 뽑으면 마지막이구나! 날 괴롭게한 사랑니와도 드디어 바이바이 할 수 있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에게는 매복치가 없다는 사실이다.
매복치면 채석장 돌 캐듯 쪼개서 나눠뽑아야 하고, 험하게 뽑으면 꿰매기까지 해야 한다는데.
나는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다행.

앞으로 며칠간 죽 신세~
그래도 사랑니 빼면 이뻐진다는데 행복해하자.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