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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서재

세상을 바꾸기 위한 작은 행동의 실천은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준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by 코코리짱 2008. 11. 15.

무엇인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짱박혀 있는 돌하나를 빼내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노동이 필요한데, 이미 정형화되고 습관화된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큰 노력이 필요한걸까.
국내외적으로 아름다운 생각과 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유명인사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확실히 널리 알려진 사람들의 한마디와 행동이 중요하긴 하다.
사람들은 유명인들의 행동을 주목하고 따라하고 싶어하니까. 

그렇기에,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개인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를 결심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플래닛 워커: 아름다운 지구인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존 프란시스 (살림,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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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샌프란시스코만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를 목격한 후 존 프란시스는 더이상 인간이 자연을 헤치는 상황에 책임감과 회의를 느끼고 기름으로 움직이는 모든 동력운송수단 이용을 포기하고 도보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그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때로는 그를 비웃기도 이상한 취급을 하기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자 그는 침묵의 맹세를 하고 22년간의 도보여행과 17년간의 침묵여행은 시작되었다.

책의 시작은 평범하다. 환경운동에 전혀 관심없었던 그가 어떻게 자각하게 되었는지. 또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잠잠하게 기술하고 있다. 누구에게든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 시점이 있기 마련인데, 존 프란시스에게는 그 시점이 1971년샌프란시스코만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였다.
그냥 방제작업하는 차원을 떠나 그가 취했던 생각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작은 실천이지만, 매우 실천에 옮기기 힘든 결정이었다.
기름으로 움직이는 모든 동력운송수단의 이용을 포기하고 오로지 두 발로 돌아다닌다는 것.
얼핏듣기에, 뭐가 대단한 결심이냐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으실 수 있겠지만, 드넓은 땅덩어리의 나라이기에 개인승용차 하나쯤은 구비하고 있어야 이동이 간편한 미국에서 도보로 여행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딘가로 이동한다고 할 때도 자동차라면 단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를 걸어서 가려면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 말이다.
더군다나 짐과 묶을 숙소. 태워주려는 사람들의 유혹들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침묵의 서약을 지키면서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눈빛과 행동만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익혀가는 과정도 나와있다. 그의 이런 작은 노력은 점차적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그 효과가 어떤 결과를 불어오는지.
한 때 잔잔했던 물결이 긴 세월동안 꾸준히 더 넓게 퍼져나가는지 알려주고 있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존재여서,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편안함을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바쁜 일상과 문명의 이기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여유와 비움의 미학을 불어넣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부족한 상태에서는 무언가의 고마움과 편리함을 깨달는 게 어렵지 않지만, 풍족한 상태에서는 쉽게 깨달기도 힘들다.
더군다나 당장 당연하게 누리던 편안함과 편리함을 포기하기란 쉽지도 않을 뿐더러, 박탈감까지 느끼게 되기 쉬울 터.
그렇기에 더 늦기 전에 존 프란시스같이 작지만 어려운 결심을 실천에 꾸준히 옮겨줘야 하는 게 아닐까.

자연과 생태계가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되기 전에 우리 모두 뭔가 한가지씩이라도 작은 결심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었으면 한다. 한 사람의 실천이 보잘 것 없어보여도, 한사람이 10명되고 100명되고~이런 식으로 계속 퍼져나간다면, 큰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지금보다 좀 더 불편하고 덜 누리더라도, 후세를 위해서 지구를 위해서 모두 마음 속 작은 결심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바쁘고 번잡한 일상의 현대인에게 작은 휴식처이자 잔잔한 충격을 주는 책.
한 번에 한걸음씩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너무나도 각박하고 한없이 냉냉해져가는 우리네 사회에서 잠시 숨 쉴 틈을 느끼고 싶으신 분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쉽지 않은 선택과 결심을 실천하며, 자유롭게 공기처럼 도보여행을 하는 프란시스가 누구든 한번쯤 되고 싶을 느낌.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이 장면이 너무나 떠오르더라. 아마도 존 프란시스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삽입했던 장면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