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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서재

나 아닌 타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던 혼자놀기

by 코코리짱 2008. 12. 23.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이건 나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아주 예전부터 혼자만의 시간도 많았던 편이고, 혼자놀기도 잘 하니 같은 분야의 달인이 다른 사람이 쓴 혼자놀기가 궁금하고, 또 궁금할 수 밖에.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 그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책이나 읽으면서 좀 더 색다르게 놀아봐야지 생각하며 선택한 책.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장에서 브리짓이 머라이어 캐리의 그 유명한 노래 All by myself를 들으면서 청승을 떨던 걸 생각하면 꼭 내 이야기같아서, 차라리 진주의 난 괜찮아를 부르면서 능동적으로 혼자인 것을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잡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올 겨울 크리스마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 책.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 혼자놀기" 책 제목도 제목이지만, 책이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표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랑색.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나가는데, 내가 얼마전까지 혼자서 주말마다 돌아댕겼던 기억과 참 많이 겹쳐지더라.
책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실외보다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많은 사람들과 있기 보다는 몇 몇 사람들과 그것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같이 지내서 혼자인 게 너무 익숙하고, 그 시간을 좋아한다.
미국드라마 길모어 걸즈의 로리가 학교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학교에서 지적을 받았듯이(사회성이 없다고), 사람들은 혼자 뭔가 한다고 하면 왜 혼자하냐고 물어본다. 
혼자 뭔가를 하는데, 이유가 필요한건가.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일 뿐인데...
주말에 자기계발 겸 뭔가 배우러 댕긴다고 하면, 그 시간에 사람을 만나라고 한다. 난 그냥 뭔가 배우는 게 좋을 뿐인데...
우리 사회는 개인들에게 너무 공동체적인 것을 강요한다는 기분이 들때가 많다.
늘 집단과 소속 속에 속해있기를 바란다. 
그 속에서 개인의 존재는? 개인의 개성은 어떻게 되어가는 걸까.
그냥 남들과 똑같은 것을 좋아하면서, 남들과 똑같은 반응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는 그런 인생을 거부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혼자놀기라는 책을 가볍게 읽어보시길...
물론 100%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혼자놀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고, 겁이 나시는 분들에게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구체적으로 뭔가 제시해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저자 본인의 혼자놀이에 대한 단상을 그냥 자유롭게 적어내려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읽는데도 부담없고, 예쁜 사진도 감상하면서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뭘해야한다고 강요하지도 않고, 저자가 혼자 무언가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그냥 공감할 수 있다.

무엇인가 시도해야 한다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일단 집이나 회사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 아닌 타인의 일상, 혼자만의 일상은 어떤지 잠시 엿 볼 수 있었다.
저자의 책을 보면서 많이 공감했던 부분은 2%모자른 무엇인가를 채우기위한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점.
일상의 탈출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망설이지 말고 시도하라는 점.
일단 시도해보고 한계를 정해보라는 점이 가장 많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부모님, 드디어 독립하다." 이 부분은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혼자라는 게 아직도 어색하게 느껴지고, 주말엔 꼭 누군가와 약속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으신 분께,
좀 더 자유로운 인생을 즐기고 싶은데, 어떻게 시도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께 슬며시 읽어보라고 선물해드리고 싶다.

참고로 이 책을 읽으면서 손꼽아 본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시간들~ 혼자만의 시간들을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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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보고 싶은 일이라면 cgv골드클래스에서 영화보는 거랄까. 내년에 해보고 싶은 목록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해나가봐야 겠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년에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나홀로 여행.


혼자놀기라는 게 뭐 거창할 것이 있을까. 그냥 여러가지 시도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일단 아주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끌리는 것을 찾아서 용기내서 시도해보시길~
(그리고 자신만의 베스트를 찾아보시길, 언젠가 그 누군가와 같이 즐길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혼자만의 비밀을 만들어보시길.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던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