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아니 새해가 되기 전부터 연신 들려오는 암울한 뉴스들.
물론 IMF한파를 겪어왔던 사람이지만, 최근의 뉴스들은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들이라도 긍정적이 되기 힘든 이야기들 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주가하락, 물가상승, 임금동결, 대량실업, 냉전의 시대가 종식된 이후에 더욱 많아진 세계 각 곳의 전쟁 등등.
예전에는 TV를 켜면 뉴스부터 봤지만 최근엔 뉴스 보기가 겁날 지경이다.
어떻게서든 길고 긴 터널을 걸어나가면 빛이 나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보낸 10여년의 세월이지만, 웬지 빛은 점점 저 멀리로 사라지는 기분이 들 때 마침 보게 된 책.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라니 제목 한 번 특이하다. 갑자기 생각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제목부터가 너무 특이하다.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라니.
지구가 우주선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는 웬지 생소하게 와닿는 단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무슨 책일까 궁금했던 책.
20세기의 다빈치, 최초의 지구인이라고 불리우며,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을 하며 폭넓은 업적을 남겼다는 벅민스터 풀러.
그는 과연 처음부터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었을까. 책의 서문에 따르면 No.
오히려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하버드 과정을 끝마치지 못했고 방황도 많이 했고, 실패도 많이 한 사람.
야심차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파산하고 아픈 딸까지 잃은 뒤 벼랑 끝에 몰려 자살을 결심했던 순간 깨달았다는 진리.

'인간의 존재는 우주의 일부이다. 그러니 쉽게 생을 마감해서는 안된다.' - p10 책 서문 중

시대를 앞서가고 이미 앞으로의 미래를 예견했던 R. 벅민스터 풀러


어떤 특수한 경험(그것이 죽음을 바로 목전에 뒀다가 기사회생했다거나 뭔가 새로운 경험을 했을 때)을 한 사람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한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성장하게 된다.
벅민스터 풀러에게도 개인적인 어려움과 위기는 눈부신 도약을 위한 시기였을 것이리라.
책을 읽어나가면서, 막막하던 시야가 확 트인 기분이었다.
무한한 우주 속에서 우리 모두는 지구라는 우주선에 탄 운명공동체이고,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무한한 잠재력이 숨어있으나, 우리가 지구를 우주선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듯이 일부분의 능력밖에 모르고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기분이 우쭐해질 것이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건담 속의 뉴타입이 된 듯이.

ⓒ 선라이즈, 반다이 1979년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큰 획을 그은 기동전사 건담


일본의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건담을 보면 과포화상태가 된 지구를 떠나 우주로 이민가는 걸 생각하게 되고 그 결과 뉴타입(신인류)이 등장하게 된다.
따지자면 지구의 중력상태에서 100% 발휘되지 못하던 인간의 뇌의 여러 부분을 무중력 상태에서 발휘하게 된 전천후 인간이라고 할까.
(어린 시절 뉴타입, 뉴타입하면서 놀았던 것을 생각하면 참 즐거웠던 기억)
뛰어난 운동신경과 지력, 그리고 직감, 예지등을 능력을 발휘한 인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는 처음 타보는 건담의 매뉴얼만 읽어보고 바로 조정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전쟁에서 바로 투입되어 1년 전쟁의 영웅이 된다. (이런 뛰어난 능력이 전쟁에 가장 먼저 투입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닉하면서도 슬픈 현실)
건담을 만든 감독도 아마 벅민스터 풀러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아주 예전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나 영화 속 이야기가 점점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걸 보면 인간에게는 이미 대단한 예지 능력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꿈을 현실화시키는 것도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 중 하나.

풀러는 인간이 왜 위대한지에 대해서 차분하게 설명하면서, 그렇게 위대한 인간이 현재 이렇게 살고 이유에 대해서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몇 몇 뛰어난 권력자들에 의해서 세상은 지배되었고(책 속에서는 대해적이라는 명칭으로 나오지만, 이른바 프리메이슨같은 단체가 아닐까?) 그 권력자들의 필요에 의해서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해졌고, 교육이 필요해졌는데, 바로 이 전문화가 인간의 능력을 결과적으로는 축소시키는 결과가 되었다는 이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전문가들의 잘못되고 조작된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지배되었다.
그리고 꼭두각시같은 각국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모두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급급해서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단기적인 이익을 쫓다가는 지구도 자멸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마치 얼마전에 본 지구가 멈추는 날처럼 말이다. 

실제로 우주선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고, 무한한 자원을 이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인간의 지식 또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풀러는 주장하고 있다. 단지 단기적이고, 물질적인 부에만 집착하는 각국 정치인들과 권력자들 때문에 실제로 투자되어야 할 곳에 투자되지 못하고 있을 뿐.
풀러는 물질적인 부보다 지식자원의 힘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 인간의 능력은 무궁무진하고,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에.
또한, 당장 눈 앞의 이익에 눈 먼 정치인들과 독단적 이데올로기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컴퓨터라는 것까지 예측했던 풀러. 실제로도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국가와 공간, 거리의 장벽은 사라지고 글로벌 시대가 된지 오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잘못된 정치상황을 해결해보려고 하고, 서로의 의견을 활발히 교환한다.
온라인으로 모여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기도 하고, 뜻을 모아서 의견을 표출하기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뭉치기도 한다.

현재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국내에서의 정치, 경제적 혼란의 가중 등 점점 한계로 몰리는 상황이지만 다음과 같이 위기는 오히려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이다. 

사회 전반에 위기가 닥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전략이 자동적으로 나타난다.
그때 우리는 정신이 물질을 정복하며 인간의 배타성이 포괄성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 p 132

나에게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주저앉지 않도록 큰 힘을 준 R. 벅민스터 풀러의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점점 상황을 악화시키는 세계 각국의 정치인들, 그리고 특히 탁상공론을 펼치시는 국내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마지막으로 그 분들께 책 중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다음의 문구를 읽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국회에서 쌈박질할 시간에 모두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이 책을 읽어보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건 어떨지 진심으로 권유해드리고 싶다.

또 명심할 점은, 비록 우리의 사고 범위는 점이나 선·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현재 전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시간과 공간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4차원 우주는 우리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제공한다.
- p 172

그러니 입안자들과 건축가들, 기술자들이여, 그대들이 앞장서도록 하라. 직장에 가서 서로 돕고 협력하며, 남의 희생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말라. 그런 일방적인 성공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그건 인류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한 교훈이다. 그건 또 인간이 만든 법이 아닌, 우주를 지배하는 영원한 지성의 법이기도 하다. - p 173

< 이미지 및 정보 출처 : http://www.bfi.org/images/content/fuller/buckyHand.png http://www.bestanim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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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운 서재  |  2009.01.10 00:02
2009.01.10 01:36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오늘은 은하수로 여행을 떠나볼까...
갑자기 이런 고민을 할 날을 상상해보면서, 괜히 즐거워졌습니다. ㅋㅋ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2009.01.10 07:12 신고 수정/삭제
인간의 지식은 계속해서 발달하고 있으니까요~
저희가 살고 있는 동안 이미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하네요.^^
암울한 현실에 지지않기 위해서, 힘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책을 읽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곰곰히 고민해봐야 겠어요.^^
저는 주말에도 근무하지만, 초하님은 즐거운 주말되시길.^^
.
2009.01.12 11:55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코코리짱님..미트포트 이야기 리뷰를 보고 싶어요.
추운 월요일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해요 ^__^

감사합니다.
2009.01.12 20:05 신고 수정/삭제
죄송해요..ㅠㅠ
제가 여짓껏 리뷰를 펑크낸 적이 없었는데...
그제부터 걸린 감기 몸살 기운에..
그만 오늘 쉬는 날인데..하루종일 누워서 보냈네요.ㅠㅠ
그제, 어제 완성했어야 했는데..ㅠㅠ
감기 조심하시고 빠른 시일내에 완성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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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3 00:26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음.. 보고싶어지는데요. 올해 한해 사는책은 모조리 원서로 읽기로 결심한게 있어서..
소개해주신 책도 원서로 사봐야 겠습니다.
2009.02.12 21:19 신고 수정/삭제
앗,이제서야 덧글 남깁니다.ㅋㅋㅋ
이 책 괜찮아요.^^
원서로 읽어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내용이예요.
번역이 매끄러운 걸로 봐서 그런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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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1 18:54 신고 댓글에 댓글수정/삭제
읽고 싶긴 하나 어려울거 같아, 패스~~
하지만 책장에 보관 하면 모양은 날듯
2009.02.12 21:20 신고 수정/삭제
읽고 싶다면 빌려줄 용의는 있음.
그리고 이책 절대 어려운 책이 아니야~
참 쉽게 잘 읽히는 내용.
책도 꽤 얇고.
ㅋㅋ 책장에 장식용으로 꼽아두기보다는 두고두고 전파하고 싶은 책이더라.
특히 정치인들에게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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