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집1 생명의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단어를 하나씩 음미하며 조심스럽게 읽은 "바다의 기별" 고등학교 시절 내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문학 선생님은 글이라는 것의 한계에 대해서 말씀하시곤 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생명력이 있는 말에 비해 간접적인 글은 이미 죽은 표현이라고. 거의 반사적으로 지문을 속독으로 읽고, 문단의 숨은 뜻이나 중심 문장을 파악하는데 여념이 없었던 나에게 문학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글의 한계는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문제였다. 더군다나 그 이후 대학을 가서도 수능시절 반사적으로 읽던 우리 문학들에 너무나도 질려서(이미 아주 예전부터 우리 문학과는 안 친했던 사람) 남들 다 읽는다는 "아리랑", "태백산맥"(요즘도 필독서일까?) 등등은 손도 대지 않았다. 결코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랬다. 그랬었기에, 이미 죽은 표현인 글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바다의 기별.. 2008. 1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