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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와 티타임

정말 촉촉하고 맛있는 애플케이크

by 코코리짱 2008. 9. 11.

믹스해방 선언을 한 시점에서 내가 할 줄 아는 홈베이킹이라고는 기껏해야, 머핀류와 브라우니 정도뿐.
(그래도 머핀류는 이거저거 다해봤다고 우겨보자.)
얻어먹는 집안 식구들은 그냥 잘하는 거만 만들어라 그러지만, 어머니께서 월간 수퍼레시피나 내가 산 홈베이킹 책자를 좀 보시더니만, 하시는 말씀.
"우리도 파이 좀 만들어 먹어보고 그러자."

당장 파이를 할 능력이 전혀 되지 않던 당시 상황에서 내가 뭘하겠는가.
말로만 "응, 그래. 언제 한번 만들어 먹어보자."로 끝.
으하하하.

그러나, 사람이라는 게 그렇지 않는가.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는 법.
백날 책만 붙들고 주시하면서 그림만 보면 뭐하겠는가.
도전해보자!
이런 마음 가짐, 그리고 만들 줄 아는 걸 하나쯤 더 늘리자는 생각에 만들어보게 된 애플케이크.
물론 만들기도 쉽다. 만들기 어렵고 번거로우면 내가 절대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래 이런 사람)
언제나 초보자는 자기 주제파악을 잘하는 법.
냉정하게 자기 평가를 하고 못 오를 나무를 쳐다보는 거 보다 낮은 담을 타넘는 걸 연습해서 높은 담을 타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쉬운 거 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련다.

레시피는 이 책을 참고하였다.
맛있는 우리집 초대요리 상세보기

오래된 책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기본도 충실하고 나름 설명도 상세히 잘되어 있는 요리책이다.

재료
사과2개
박력분 3컵 (240cc컵)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계핏가루 1작은술
젤로(빵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데 없으면 안 넣어도 됨) 1/2봉지
달걀4개
식용유 1과 1/2컵
설탕 1과 1/2컵 (설탕은 황설탕, 꿀, 올리고당으로 대체하도록 하자.)
바닐라향 1작은술
소금1/2작은술

★ 개인적으로 저 양은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베이킹 바우더, 계피가루, 바닐라향과 소금을 제외하고 
   모두 레시피의 반만큼 넣었다. 참고하길 바람.
   (저대로 하면 너무 양이 많다. 당연히 젤로도 없어서 생략)

레시피
1.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계핏가루, 젤로를 섞어서 체에 친다.
2. 달걀, 식용유, 설탕, 바닐라향, 소금을 넣어서 섞어준다.
3.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반가르고 납작하게 썬다.
4. 볼에 1의 가루 친 것을 담고 2를 부어서 주걱으로 반죽한다.
5. 사과를 갈아서(강판을 강추. 될 수 있으면 물기는 빼도록하자.)4에 붓고 주걱으로 섞어 반죽한다.
6. 틀에 부어서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시간 정도 굽는다.
(양을 반으로 줄인 경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굽는 시간도 25~30분정도로 줄어든다. 명심하도록 하자.)

★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반죽에 건포도나 크린베리같은 마른 과일류나 견과류를 넣어주면
    한층 더 맛있다.
    빵 위에다가 개인적으로 슬라이스 아몬드와 해바라기씨를 뿌려주었다.
    사과나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어린이에게 딱 안성맞춤인 케이크이다.

나는 성심성의껏 힘들게 노력해서 만들었더니만, 이걸 드시고 난 아버지의 말씀이 걸작.
"니 엄마가 한 거랑 똑같구나."
제길. 주부경력이 베테랑급인 어머니는 대충 만드셔도 뚝딱하고 맛있는 케이크가 나오는데,
나는 레시피보면서 기를 쓰고 간신히 만들어야 나오니 원.
웬지 그 말 들으니 노력이 무산되는 기분. 쿨럭.

이거는 첨 만들었을 때의 모습.
케이크 틀에 넣어서 구워도 맛있지만, 파이틀에 넣어서 구우면,
케이크라기 보다 빵같은 풍미가 나서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느낌이다~
(그리고 솔찍히 케이크틀 귀찮다. 파이틀에 유선지깔고 구우면 훨씬 간편하다.)

세번째인가로 만들었던 애플케이크. 이 땐 해바라기 씨가 많아서 열심히 투하하였다.
확실히 느끼는 건, 홈베이킹 할 때 재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어야 맛있다는 점이다.
어떤 음식이건 안 그렇겠냐만은. 대신 설탕이나 기름의 양을 줄여가며,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조리법을 연구해보도록 하자.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애플케이크 완성~건포도와 크린베리, 아몬드가 있어서 한층도 고소하고 맛있다~
역시나 달짝지근(나는 너무 단 걸 싫어해서 설탕을 적게 넣어 많이 달지는 않았지만)한 걸 먹어줄땐 은은한 국화차가 최고다. 
비오는 날 오후에 구워서 국화차와 함께 하는 티타임을 어머니와 한 번 가져보시길.
(나는 어머니와 티타임을 자주 즐기는 편이다~)

<레시피 출처 : 동아일보사의 맛있는 우리집 초대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