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에 열정적인 사랑 후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영화 쉘부르의 우산
요즘처럼 시도때도 없이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고 있노라면, 우산이 필수품이다.
비와 우산하면 생각나는 영화는 역시 사랑은 비를 타고와 쉘부르의 우산이다.
|
얼마전 케이블TV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이 영화를 보는 날 비가 와서 였을까? 아니면 어릴때 보았던 느낌과는 너무 다르게 다가와서였을까.
오래간만에 봤는데 눈을 뗄 수가 없었던 이 영화.
어찌보면 너무나 흔하고 흔한 신파극의 줄거리임에도 왜 명작이라고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너무나 진리이기도 한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내용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과 열정적인 남녀간의 사랑의 시작과 끝의 모습을 전달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운 영상과 세트와 의상의 색상은 아름다운 주제곡과 함께 각인되었고.
뮤지컬 영화이기에 감정이 너무나도 가슴에 잘 와닿았다.
21세기형 미녀 까뜨린느 드느브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화. 영화상에서 그녀는 사랑에 빠진 철부지 소녀에서부터 사랑에 좌절하고 절망하는 여인으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 쥬느뷔에브와 기.
아직 10대 소녀인 천진난만한 쥬느뷔에브와 자동차 수리공인 젊고 잘생긴 기는 서로 첫눈에 반한다.
젊은 시절 사랑이 그렇듯이 감정에 충실하게 사랑하는 두 사람이지만,
아직 불확실한 미래를 가진 청년 기와 그녀를 어머니는 반대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결혼하고 싶어하지만, 어머니의 반대와 알제리로 갑작스럽게 징집영장이 떨어진 기는 망연자실하고.
쥬느뷔에브는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 그저 슬프고 또 슬플 뿐이다.
떠나는 남자와 기약없는 기간동안 기다려야 하는 여자.
너무나 사랑했던 두 남녀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남자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온 딸을 보고 어머니는 그런 딸을 위로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다.
사랑하는 감정만으로도 기다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새 생명의 잉태.
미혼모라는 사회적 시선과 어머니의 염려와 걱정으로 쥬느뷔에브의 마음은 갈등한다.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적 사정, 아버지없이 불러오는 배,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치고 절망한 쥬느뷔에브는 결국 임심한 자신을 그대로 받아주는 카사르와의 결혼을 선택한다.
세월이 지나 귀국해보니, 많은 상황이 달라져있었다.
사랑하던 여인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고,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일자리도 마땅치 않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기다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품에 있다.
이별, 고독, 재회으로 나눠진 영화는 너무나 담담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옛 사랑에 대해서 노래한다.
사랑으로 빛났던 시절은 화사한 파스텔톤 화면으로 가득했다면,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 빛깔은 점차 바래가고.
환하게 웃던 주인공 남녀의 표정도 점차 무표정해져간다.
열정적인 사랑했던 기간은 너무나 짧았고, 확신없는 기다림은 길었다.
남자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에 확신을 얻지 못했던 여자는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불확실한 미래와 현재 자신을 모두 끌어안아 줄 수 있는 상대)을 했다.
여자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에 배반당한 남자는 힘겨웠던 때 자신의 곁에 있어줬던 여자를 선택했다.
서로 사랑했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걸어야 했던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된다.
갑자기 썰물처럼 밀려오는 감정이 교차하고, 그렇게나 사랑했던 두 연인은 잠시 재회하게 되지만 다시 서로의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어렸을 때는 결코 알지 못했던 두 남녀의 감정과 눈빛들이 가슴에 와닿았던 건 비오는 날 이 영화를 봐서였을까.
이제는 이 감정들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어서일까.
흐릿하고 맑지 않은 요즘같은 날씨에 딱 어울리는,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쉘부르의 우산.
쓰라린 옛사랑의 추억을 떠올리실 수 있는 분들께만 추천해보는 영화다.
<이미지 출처 : http://moviescreenshots.blogspot.com/ http://www.acephotos.org/ >
'영화, 드라마 산책 > 음악이 있는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벤더의 연인들 Ladies in Lavender (2005) (0) | 2010.07.31 |
---|---|
솔로이스트(The Soloist) (0) | 2009.11.30 |
롤라 Whatever lola wants (2007) (6) | 2008.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