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주말 그냥 앉아있기는 좀이 쑤실 것 같아서, 나를 위한 된장질이나 해보자~생각에 나섰던 홍대앞 나들이.
평소 알고 지내던 미투데이의 몇 몇 지인들의 포스팅때문에 자극받아서?!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보면되겠다.
홍대앞 나들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차차 적기로 하고, 프리마켓 구경과 공연 구경 끝나고, 상상마당에서 하는 전시회(라기엔 뭔가 1%부족한 그야말로 과행사 분위기)를 다 보고 저녁 무렵.
드디어 오늘의 코스 중 노른자위(맛있는 걸 먹으러 가니까 +_+ )를 찾아서 고고싱!
지도와 약도없이는 절대 못 움직이는 여자인지라, 역시나 빠른 검색을 통한 제대로 된 약도를 찾아서 갔다.
ⓒ Daum지도에서 찾은 약도 상당히 자세한 위치.
해화당.스위트롤이 보인다.
그 교차로에서 해화당있는 골목쪽으로 보면 제니스2가 보이는데 제니스2 바로 맞은편에 있는 마당있는 집 1층에 위치
더 자세한 정보는 요기를 클릭해보세요~
일단 찾아서가면, 아 "약도 진짜 자세하게 잘 나와있네." 약도대로 찾으면 되는구나.
그런데, 중요한 거 나같은 못말리는 방향치, 길치, 더군다나 밤길은 200% 더 어두운 내가 잘 찾을리 만무하다.
홍대앞이라고는 대학시절 잠시, 그리고 가뭄에 콩나듯 왔다가 갔다가 몇 번뿐인 사람이 근처 건물을 잘 알 수 있을리도 없다.
30분간 수노래방과 럭셔리수 노래방 사이를 뺑뺑이 돌다가 간신히 찾은 장소 사다리.
저질 폰카라서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가게 간판도 상당히 독특하고 귀여움.
(단지 너무 작아서 저같은 길치에게는 그야말로 암울)
30분만에 헤메서 감동이기도 했지만, 웬지 청주에서 어릴때 살던 2층집 마당이 생각나서 아련한 향수에 잠시 멍하니 서있었던 사람. 카페 입구에 붙어있는 메시지. 네가 올 줄 알고있었어라는 말이 참 다정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메뉴판도 사다리라는 이름에 걸맞고~
배고프고 피곤해지면 싸납게 변하는 나를 친절히 맞아주신 훈훈한 미소의 카페 주인님.
건방지게도 초면부터, 고엔가는 입구를 물어본 무례한 여자.
친절한 주인장님의 안내로 카페 사다리와는 단독으로 운영되는 지하의 고엔에서 밥먹으러 갔다. (고엔 관련 포스팅은 차후에.)
떨어지는 식욕과는 별개로 그야말로 살인적인 뺑뺑이를 돌고나니, 너무나 배가 고파서 고엔에서의 맛있는 교자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았다.
그런고로, 그날의 메인 디쉬나 다름없는 기대하고 기대했던!! 디저트를 사다리에서 무자비하게 먹어치우기로 결정.
그야말로 친구들과 만날때도 잘 안하는 된장질을 혼자서 하기로 맘 먹음.
(평상시엔 뭔가 먹고 나면 배불러서 디저트는 꿈도 못꾸는 여자)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노라니, 이쁘장한 여자아이가 와서 이 곳에서도 식사가 될만한 걸 먹을 수 있다면서 굳이 아래로 안 내려가도 되었을텐데...라고 알려준다. (알고보니 단골 손님의 따님이었던 듯.)
꼬마야, 이 언니는 오늘 하루 그냥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었을 뿐이야. 그냥 배터지게 교자가 먹고 싶었을 뿐.
날씨가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급강하하는 나의 입맛을 회복할 수 있는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을 뿐이다.
갤러리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독특하고 멋진 작품들의 전시가 한창~
개인적으로 NANA님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특히 첫사랑이라는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아련하면서도 설레이던 예전 첫사랑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기분이어서 느낌이 좋았다~
이외에도 멋진 작품들이 많으니, 직접 가셔서 감상하시길~~
카페의 볼꺼리는 단순히 갤러리 뿐만이 아니라, 카페 곳곳에 놓여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보고 있노라면 마치 숨은 그림 찾는 느낌.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에게는 보물찾기하는 느낌의 카페였달까.
어린 시절 이쁜 문구점가서 여기저기 신기하게 두리번 두리번 하는 듯한 기분.
내가 앉은 자리는 3인용자리. 친절하고 자상하시고 훈남(이게 중요!) 주인님의 친절한 인도로 앉게 된 자리. 앞자리 방석과 냉수한잔이 너무 아름답다.
그 날 먹은 것들. 교자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던 나의 허기를 잠재워준 마법같은 맛이랄까.+_+
주인장님이 못보셨기에 망정이지, 혼자서 막 좋아라 하면서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봤다면 정나미 떨어지셨을 듯. 쿨럭.
실은 이날 계획 좀 일찌감치가서 추천 샌드위치와 명물이라는 양파 샐러드를 콤보로 먹어보고 싶었는데,
꾸물거리다가 늦게 나왔더랬다.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꼭 드셔보시길. 해피타임 맞춰서~
혼자 뻘춤하게 앉아서 책읽고 있자니, 주인장님께서 살며시 보여주시는 작품소개책자.
조용히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
그러나, 그에 비해 나는 수다 떨면서 계속 놀아달라고 좀 매달렸던 기억. 사진 막 찍으러 돌아댕기고.
정신없으셨을 듯. 조용히 미소지으시며 상대해주셨던 옆집 오빠같은 주인장님.
마지막 이 집의 마스코트인 타로! 잿빛 고양이에 눈색깔은 푸르면서도 연두색같은 느낌이 나는 똘똘해보이는 녀석.
근데, 낯을 가리는지, 나에게 잘 오질 않다가 열심히 쫓아댕겼더니 마치 사진 찍으라는 듯이 포즈도 가만히 취해주던 사랑스러운 타로.
(그게 아니라 주인님 말을 잘 듣는 거겠지. 지나가던 손님왈, 꽤 비싼 종이라고 하는데,
고양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그런 걸 알리가 없지만, 기품과 도도함이 온몸에 흐르는..타로)
좀 더 오랜시간 있고 싶었으나, 주말이라 꽤나 붐벼서 바빠보였던 주인장님. 마당 앞에 나가보면 유모차와 자전거가 있다~실제로 상당히 귀여운 따님의 아버지인 주인장님~~
틀림없이 내가 있어서 그랬던걸지도. (어딜가나 사람을 몰고 댕기는 사람.-_- )
더불어 다음날 소풍 선약이 있었는지라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남기며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정겨운 장소.
의자도 웬지 학창시절 추억이 엿보이는 의자고~ 나에겐 상당히 즐거웠던 시절인 청주의 2층집이 떠오르는 향수.
그리고, 첫사랑의 아련하고 설레임이 생각나는 그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던 장소였다~
시끌벅적한 거리와 공간을 지나 좀 한적하면서도 추억과 낭만,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장소이다.
굳이 말하자면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만의 비밀 장소같은 느낌.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은 장소가 바로 갤러리 카페 사다리를 가 본 나의 소감이었다.
겨울로 접어드는 늦가을의 정취를 이곳에서 한 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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