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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서재

여자들이여 스스로를 사랑하고 당당해지자~!'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by 코코리짱 2009. 5. 21.

미술관을 좋아하고, 미술관에서 혼자 그림을 보면서 많은 위안과 힘을 얻었던 사람으로 현재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책 제목 자체에 흥미가 생겼던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미술관에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보면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오는 분들도 많지만, 유독 혼자 오시는 분들이 많다.
여자뿐만이 아니라 남자분들도.
가끔씩 혼자 오시는 여자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뭔가 공허함을 달래려고 오신 분들, 위안을 얻으시려고 오신 분들, 풍류를 즐기시러 오신 분들 목적이야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단 하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공간으로 선택한 것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인 것이다.
유모차에 자는 아기를 데리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어머니,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혼자 그림을 즐기는 어머니.
혼자인 게 싫어서 사랑보다는 성실한 남자와 쫓기듯이 결혼한 후 따분함을 느끼는 어머니들.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여서 이런 자신이 재미없고 싫다는 여자분들.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많이 시달리고 힘들어서 잠시잠깐이라도 온전히 혼자가 되고 싶으신 어머니들.
이제는 아이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는 어머니들.
사연도 모두 다르지만 결국엔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

비록 제목때문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미술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책이다.
다만, 여자들이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찾기 위해 오는 공간이 미술관이라는 연관점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최근의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황을 해왔지만, 제대로 된 끝맺음을 하지 못했었기 때문인지 저번에 읽었던 고민하는 힘에 이어서 이 책도 나의 정신적 멘토 역할을 잘 해주었다.
책은 일단 혼자인 여자를 인정하고, 왜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는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내면에 있는 자신을 외면하지 말고 혼자인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혼자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에 점차 자아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로 들려주면서 이야기 하는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플로렌스포크 (푸른숲,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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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수많은 여성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구나라는 공감과 함께 언제나 무슨 일이 잘못되거나 관계가 틀어질때마다 혹시 내가 어딘가 잘못되어서,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걸까하면서 한없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고 벼랑끝으로 밀어붙였던 내모습이 투영되는 기분이었다. 
언제나 가장 초라하고 작게 느꼈고,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향해 웬지 건배를 하고 싶어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인정하고 사랑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왜곡된 바람직한 여성상과 여성이 갖춰야할 덕목들이 많기에, 아직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수많은 편견과 잘못된 이미지 속에서 갇혀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여성 바로 자신임을 우리는 또한 잘 알고 있다.
언젠가 나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당당하게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할 그 날이 오길 바라며, 읽기를 강력추천하는 이 책.

책 속에서 인상깊은 구절들이 상당히 많았지만, 특히 가장 맘에 와닿는 구절들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과 고독과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언제나 제대로 된 이성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힘들었고, 지금도 역시 힘든 나에게 사랑과 관계에 대해서 좀 더 성숙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어서 고마웠던 구절들.

여자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자마자 자신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벌써 둘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혼자가되는 것이다.
이 숨겨진 두려움이 여자로 하여금 남자를 필요로 하는 의존적인 존재로 만든다. - p17

혼자인 여자란 '자기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는 여자'다. - p25

혼자사는 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것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게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 p44

혼자가 되기로 결심한 여자는 구원의 환상을 포기한 여자다.
혼자라는 것을 더이상 절망이라 느끼지 않고 혼자 있음과 친해질 준비가 된 여자다.
그녀를 비틀거리게 했던 수치심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변한다. - p44, 45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질 때에만, 우리는 내적자원을 풍요롭게 만드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힘을 찾을 수 있다. - p49

아이가 자신만의 개인적인 삶을 발견하는 때는 혼자일때이다. - p52

여성은 강하면서도 섬세한 존재다. - p94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실패의 신호로 생각한다.
그러나 고독만이 진정한 쉼을 허락하고, 들뜬 마음과 지친 몸을 가라앉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독 속에 머무는 것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 p248

인내심은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법을 가르쳐준다.
몇 번이고 비틀거려도 포기하지 않고 반복함으로써 결국 좋은 결과로 인도하는 것이 바로 인내심이다. - p249

사랑을 하는 이들은 흥분과 사랑이 다르다는 것을, 남자와 여자가 만나 온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은 오래된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있다.……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꼭 맞지는 않다.
그럴 필요도 없다. 서로를 좋아하고 존중하고 흠모한다면, 그것으로 진실된 관계에필요한 것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는 자신에 대해 막 알기 시작할 때 우리 모두가 하는, 나 자신의 부족한 면을 타인에게서 메우려는 궁색하고 절망적인 관계와는 확실히 다르다. - p332, 333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면 비로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반면 한쪽의 정서적 결핍에 의해유지되는 관계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지 못하게 만든다.
상대방이 어떤사람인지보다는 상대방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 p340

라이너 마이너 릴케는 서로의 고독을 지켜주는 사랑, 나란히 옆에 서서 가는 사랑, 그러면서 서로의 자유를 빼앗지 않는 사랑에 대한 시를 썼다. 이런 사랑은 결핍이 없는 사랑이다. - p341 

사랑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주는 관계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드는 생각은 서로에게 맞춰주는 관계라기 보다는 그냥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관계인 거 같다. 
예전에는 서로간에 희생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막상 겪어보니 상대방과 나 자신에게 그런 걸 강요하기 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서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인정하기까지 상당히 힘들었고, 과거의 관계에서 나는 상대방에게 얼마나 잔인했었나도 되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혼자가 되는 기회를 우리 모두 두려워하지 말자.
개인적으로 오랜 방황을 해왔고, 아직도 방황을 하고있는 사람의 경험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몰랐던 자신을 되찾고,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는 그야말로 보석같이 찬란한 시간이다.
책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었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라도 미술관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멋지고 아늑한 카페도~
도심에서 조금쯤 떨어진, 대자연이 함께 하는 미술관에서 치유와 위안, 그리고 말상대가 필요하시다면 그 예전에 내가 도움받았던 것처럼 도움주고 싶은 것이 솔찍한 나의 심정이다.
혼자가 두렵고, 우울한 여자분들에게~ 이 책을 들고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떠나시라~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많은 도움과 힘이 되줄 것이다.

<이미지 및 정보출처 : http://www.cineseoul.com,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책 속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