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과 플로베르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영화, 엔젤
엔젤 ( Angel : The Real Life of Angel Deverell )
공식사이트 : http://www.angel-lefilm.com/
IMDB 정보 : http://www.imdb.com/title/tt0783767/
영화 엔젤의 국내판 포스터와 원래 포스터입니다.
둘다 맘에 들지만, 꿈꾸는 듯한 청순한 소녀 작가의 느낌을 잘 살린 국내 포스터가 저는 쫌 맘에 들더라구요.
원래 포스터는 어찌보면 로맨스 소설 표지 같기도 한 것이 참 인상적이기기도 하고...
(영화상에서 꽤 극적인 장면이기도 하구요...^^ 분위기가 참 로맨틱하지 않습니까?)
처음에 이 영화에 끌린 이유는 감독이 프랑스와 오종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로몰라 가라이 - 더티댄싱2, 어톤먼트, 베네티 페어 등등..헐리우드와 영국을 오가며 떠오르는 연기파 아가씨라죠. - 를 쫌 많이 좋아합니다. 외모보다는 연기를 잘해서..;;
그리고 샘 닐씨야 원래 알아주공..
샬롯 램플링씨는 스위밍 풀에서 하도 강렬하게 봤었는지라..뇌리에서 쉽게 안 지워지더군요.)
내용은 도대체 어떨지 궁금했는데,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더군요.
위키피디아를 뒤져보았더니 영국 여작가 엘리자베스 테일러(영화배우 아님)의 작품이고, 대략적인 줄거리는 엔젤이라는 빅토리아 시대 로맨스 작가의 삶에 대한 내용이더군요.
또한, 원작은 비슷한 시기 실제 영국에서 인기있었던 여성 로맨스 작가들 3명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고위층에도 인기가 많았던 - 영국 왕실과 처칠도 팬이었다고 하네요. - 마리 코렐리
"플랜더스의 개"로 유명한 위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작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3명의 삶의 공통점이라면, 당대 잠시 반짝 인기를 얻었던 로맨스 작가들이라는 점...
그리고 영화 엔젤의 삶의 한 부분, 한 부분과 유사한 점들이 많더군요. 한 마디로 애기하면 스포일러..;;
아시다시피 빅토리아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가면서 대 변환이 많았더랬죠.
전쟁으로 인한 많은 여파들...여성의 의상에도 많은 변화가 왔었고, 사람들의 의식에도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그 변환기를 살아가는 여작가의 이야기라고 하니 웬지 흥미롭지 않으세요?
더군다나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모파상이나 플로베르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든답니다.
그리고, EBS에서 봤던 모파상 시리즈(특히 미스 하리에뜨)의 영상이 확 떠올랐습니다.
이 영화에게 쉽게 매료되었던 점은 색감을 잘 살린 점이랄까요?
(그거보다는 이쁜 드레스에 눈먼 사람...;;;네..저 사실 드레스 엄청 좋아해요.
특히 화려한 드레스에는 완전 뿅가는 사람. 으흐.)
오종 감독의 8인의 여인들 볼때도 이쁜 여인네들과 그녀들의 의상들, 그 색채에 엄청나게 빠져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강렬한 색들이 많이 사용되었네요.
8인의 여인들에서는 밝은 파스텔톤이었던 거 같은데, 의상과 더불어 엄청나게 튀는 그 강렬한 색들이 주인공 엔젤의 특징과 잘 어울어집니다.
(주변과 절대 어울리지 않는 색과 디자인의 드레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으며, 화려한 겉모습으로
주변 사람을 현혹시키며 본 모습은 깊숙히 감추고 있는 주인공의 내면을 잘 표현하고 있어요.)
각각의 색과 드레스에 숨겨진 의미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씨네서울의 제작노트와 작품해설을 읽어보시길~
소녀시절 동경의 대상인 저택을 훔쳐보는 엔젤의 모습입니다.
칙칙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 상황을 잘 드러내는 짙은 갈색의 교복과 옷.
그러나, 소녀의 눈 속에는 동경을 넘어선 깊은 야심이 꿈틀거립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작가에 데뷔하게 된 엔젤의 모습입니다. 독자들에게 싸인까지 해주면서 승승장구..
성공의 나날들입니다.
작가로 성공을 했으면 멋진 남자와 로맨스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
자유로우며, 시대를 너무 앞서간 화가와 소설에서 꿈꾸던 로맨스를 하게됩니다.
엔젤의 얼굴을 보며, 내면을 보려고 하는 화가 에즈메. (웬지 꼬시는 분위기지요?)
작가로 승승 장구..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비비안 리가 입은 것 같은 레드 드레스를,
(영화 해설란에는 크리놀린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크리놀린보다는 버슬 스타일 같더라구요. 제 생각엔.)
마치 자신의 로맨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드레스를 입고 한 껏 들떠 있는 엔젤의 모습입니다.
집안에서는 하프를 켜면서 핑크색 실내복을 입고 있지 않나..그야말로 자신의 로맨스소설 속 인물처럼..
살아가는 느낌의 엔젤양..
연인인 에즈메의 여동생이자, 작가인 엔젤에게 매혹되어 비서를 자청한 아가씨..
엔젤 곁에서 변함없이 있으면서, 그녀가 작가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켜줍니다.
왜 저는 글쓰다 피곤해서 엔젤을 마사지해주는 이 장면에서 마네의 올랭피아가 떠올랐는지 모르겠어요.
© Fidélité Productions
© Fidélité Productions
엔젤에게 매료된 에즈메의 여동생과 엔젤의 내면을 꿰뚫어보는 화가 에즈메.
그리고 그런 그에게 강렬하게 끌리는 엔젤.
시대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엔젤을 작가로 데뷔시킨 편집장과 역시나 그녀의 정체를 꿰뚫어보는 냉철한 편집장 부인. 샘 닐과 샬롯 램플링 부부 너무 근사했다는...
현실과 꿈, 그리고 꿈이 이루어진 뒤의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자신이 원하던 삶이 과연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일까에 대해 강한 의문을 던지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화려한 색채의 드레스들은 흡사 제임스 티소의 그림들을 보는 기분이라 황홀했구요~
영상도 전반부에는 환상적이고, 헐리우드 30,40년대 MGM 영화보는 기분이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적인 영상으로 변해가는 것이 흥미로웠구요.
(마치 후기 인상파의 화풍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는,,)
작가로 승승장구하며, 에즈메와 행복했던 시절들.
헐리우드 30,40년대 MGM 흑백 영화들을 보듯 현실감이 없고, 환상적.
엔젤의 삶이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구분이 가지 않는 장면.
프랑스와 오종 감독과 주인공 엔젤의 로몰라 가라이인데, 영상에서 오종 감독이 그녀를 보는 시선이 마치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이 "아델 H 이야기"에서 이자벨 아자니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쬐끔 두근두근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이영화 아델 H 이야기와도 좀 비슷한 부분이 있군요..이런.)
로몰라 가라이 참 좋아하는 영국 배우 중 한 명인데,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정말 멋지더라구요.
시대극이나 저처럼 드레스에 매혹되고 싶으신 분, 오종 감독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모파상과 플로베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추천해드리는 작품입니다.
시사회 때 가져온 이쁜 책갈피가 문뜩 생각나서 다시 정리해보는 글입니다.^^
<이미지 및 정보 출처 : 씨네서울, 위키피디아, http://www.uncut.at/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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