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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와 티타임

깨찰빵 도전기 2

by 코코리짱 2008. 3. 22.
남은 깨찰빵 믹스를 성공해서 굽기 위한 나의 노력과 경험으로,
이번엔 좀 더 잘 구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훗. 오늘의 깨찰빵이 나를 비웃었다. 쿨럭.

요리를 할 때, 레시피대로 하되, 불필요한 정보는 될 수 있으면 따리지 말길.
요리 초보의 문제는 불필요한 정보인지, 필요한 정보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비극이다.
즉,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 정보들을 모두 적용해서 시행착오를 하는 수 밖에 없다.
후후후후. 그러니까 요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손재주가 부족하거나, 실력이 딸리면 엄청난 삽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번에도 삽질을 했지만, 이번에도 엄청나게 삽질했다.
저번보다 이번에 더 엄청난 삽질을..=_=

가족을 위해서 이른 아침 빵을 구워보자.
이번엔 좀 잘.

1. 저번 반죽은 좀 질었다는 생각에, 달걀 반죽 물을 부어가며 반죽. (쫌 많이 힘들었다.)
2. 반죽 가루는 채에 내래서 써봤다.
3. 난 판말고 빵에다가만 열심히 물을 뿌렸는데, 이번에는 판에다도 엄청나게 물을 뿌려댔다.
4. 호일을 깔면 타지 않는다는 말에, 타지 않도록 호일을 판대기 아래 위로 깔았다.
5. 이번엔 반죽을 좀 크게 나눠서 했다. 저번에는 빵 13개 가량으로 작게 구웠는데...
   이번엔 크게 굽기로 맘먹고 7개 크기로 반죽을 나눴다.
   (너무 조그맣게 구우니까 쩜 별로더란.)

이쁘게 빵이 부풀기만을 바라며, 이번에는 잘되겠지.
(반죽이 이번엔 손에 막 치대지 않더라. 그래서 이번 반죽은 성공이구나! 싶었는데....으흐흐흐.)
부풀기만을 바라며 오픈을 쳐다봤으나,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빵의 크기는 고대로....
으아!! 그렇다. 나는 엄청난 삽질을 한 것이다.
저번 반죽은 질었어도 한 20분만에 다 구워지고 10분만에 다 부풀어 올랐는데...ㅠㅠ
(그러니까 따지자면, 소가 뒷걸음질하다 밟은 격. 원래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더 잘 하기 마련이다.
 뭐든 많이 알면 더 복잡시러워지는 법이다.)

눈물을 머금고 엄마와 함께 호일 제거.
(호일 넣으면 타지 않고 잘 부풀어오른다고 말한 사람 도대체 누구야! 흐흑흐흑..;;)
그리고 나서 10분간 다시 가열.
살짝 부풀어오른 실패작을 눈물을 머금고 엄마와 함께 해치우고..;;

나머지 빵들을 다시 굽기 시작. 이번엔 성공인가?
근데, 이번에도 저번 만큼 크게 부풀어 오르지는 않았다. 쿨럭. ㅜㅜ
(반죽의 크기를 크게 한 걸 생각하면 절대 2배쯤은 커졌어야 하는 빵인데 1.5배 정도 커졌을 뿐이었다.)
그나마, 성공적인 점이라면, 빵이 푹 꺼지지 않았다는 점?
실패작은 푹 꺼진데 비해서 이빵들은 시간이 지나도 멀쩡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러모로 활용해보려고 하는 테팔 쿡앤 토스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눈과 입을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꼭 그렇게 의도된 것처럼,,,보이네.
이제서야 느낀 건데, 불을 많이 뿌리면 많이 안 갈라지나보다.
저번 빵에 비해서 애들이 맨질맨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실패작이 없냐고? 너무나 처참해서..ㅠㅠ (자신의 실패를 공개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빠와 아빠가 먹은 성공작. 오빠는 군말없이 먹고 갔고, 아버지는 저번 빵과 비교해서 잘 구워졌다며 맛있다고 하신다.
흑, 다행이다. 실패작을 드셔야 했던 어머니가 좀 안습.

오늘 얻은 교훈 요리는 직접 부딪쳐서 얻어야 하는 거다.
(삽질 엄청해야 한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고.-_- )
쓸데없는 정보력, 혹은 자기가 제대로 할 수 없는 거나 모르는 사실은 전혀 참고할 필요가 없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그리고 자신의 야성적인 감을 믿어라. 그렇다.
요리는 감으로 하는 것이다.
레시피대로 한다고 그렇게 될리도 만무하고, 걍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감으로 밀어붙여라.

불안해진다. 과연 다음 도전인 초콜릿 쿠기 믹스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도전은 믹스를 구입한 뒤에..쿨럭.)

P.S. 깨찰빵 믹스 이번에는 큐원 꺼에 도전해봐야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