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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산책/원작이 있는 영상

트와일라잇 Twilight (2008)

by 코코리짱 2008. 12. 13.


뱀파이어 영화에 대한 내 환상을 산산조각내 준 트와일라잇

01

Summit Entertainment / Maverick Films

뱀파이어물을 좋아하고, 만화책이나 소설책(특히 고전중의 고전인 드라큘라의 팬)도 관련 주제만 나오면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으로 친구가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을 때, 얼마나 기대가 갔었는지 모른다.
액션에 판타지물인데다가, 뱀파이어물이라니 얼마나 구미가 당기는 소재인가.
못해도 언더월드나 반헬싱 수준은 되겠지. 틴에이저 뱀파이어물이면 그 유명한 미국드라마 뱀파이어 헌터 버피(사라 미셀 겔러를 스타덤으로 오르게 해준 유명한 미국드라마)같은 느낌이려나? 그것도 아니면 최근 미국드라마 문라이트?
여짓까지 본 뱀파이어 관련 영화들이 내 머리속에서 막 튀어나오면서 상상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좀 더 잘 알아보고 가야 했다.
예고편에 낚인 수많은 사람들과 내 친구와는 달리, 나는 예고편을 보지 않았다.
최근들어 낚시성 마케팅이 성행하는 관계로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면 항상 기대와는 다른 영화를 보고 크나큰 실망을 하기를 몇 번. 
아예 기대 자체를 하지 않도록 사전 정보를 접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기 때문에.
이 영화의 장르 중 "로맨스"가 껴있는 것을 인지하고 갔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좀 덜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지.
물론 이 영화가 로맨스라는 요소가 껴있어서 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뱀파이어물과 로맨스는 언제나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니까.
이루지 못할 종족을 뛰어넘은 위대한 사랑이라던가, 기꺼히 너의 노예가 되어줄테니 내 피를 마셔줘는 언제나 있는 기본 공식이었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단지, 그 어떤 필연성도 없고, 스토리에 있어서 클라이막스나 갈등이 너무나 부족해서 밍밍하기 짝이 없이 느껴지는 러브스토리를 2시간동안이나 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다.
멋진 음악과 뽀대나게 찍으려고 안간힘을 쓴 영상들.
이쁘고 멋진 배우들(비록 너무 하얀 분칠과 립스틱 남발에 쬐끔 소름끼쳤을지라도)까지 갖춰놨는데, MTV 뮤직비디오였으면 차라리 나았을 껄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실제로도 비디오 클립은 차라리 볼만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영화는 역시나 겟썸. 같은 틴에이저물로 이종 격투기, 맨손 싸움을 CG효과없이 촬영해내서 흥미있었던 영화.

겟썸
감독 제프 워드로우 (2008 / 미국)
출연 숀 패리스, 엠버 허드, 디지몬 하운스, 캠 지건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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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영화도 뭔가 밍밍하고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영화이기는 했지만, 나름 클라이막스도 있었고 격투 장면은 나름 일품이었다. 신세대에게 주목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유명해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 핸드폰과 인터넷을 통해서 동영상과 정보를 공유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최근의 하이틴 무비는 이렇군 하고 느낄 수 있었던 작품.

영화를 보면서, 원작이 과연 어떻길래 하고 궁금해서 뒤져봤더니, 원래 장르 자체가 예전 우리가 선생님께 들킬까봐 수업시간에 숨겨서 읽곤 했던 할리퀸 내지는 하이틴 로맨스 소설과 판타지가 짬뽕된 느낌이라고 한다.
어이쿠야. 중학교 시절에도 친구가 권해줘서 간신히 읽은 로맨스 소설이라는 게 V.C. 앤드류스의 다락방시리즈같은 평범하지 않은 고딕 로맨스 소설이나 읽었었고. 그마저도 체질에 맞지 않아 다락방시리즈만 읽고 걍 관둬버렸던 나에게 이런 류의 영화가 좋게 보일리 만무하다.
그 후로도 감정이 메마르는 것 같아서 주기적으로 로맨스 소설을 읽어보려고 애썼으나, 읽은 후 오는 괴리감에 치를 떨면서 두 번 다시 읽지 않으리를 다짐하기를 몇 번. 그러니, 나는 이 영화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남녀가 서로 매혹되어서(? 남자애는 먹이감으로 여자애는 남자애의 매혹스킬에?) 눈으로 서로를 쫓는다.
사랑에는 물론 이유따위 없이 반할 수도 있겠고 틴에이저 청소년들이 사랑에 빠지는 것도 한 순간이겠지만, 그 사랑에서 아무런 감흥도, 갈등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게 과연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걸까.
에드워드가 흡혈귀로 살아온 고뇌가 느껴지기보다는 그저 나는 고독하고 나쁜 남자일 뿐이야 라는 느낌이 들 뿐.
스토리가 안되면, 볼거리라도 충족되어야 하는데, 액션이나 갈등구조마져도 마치 김빠진 콜라나 맥주같았던 트와일라잇.
아무리 흔하디 흔한 소재인 뱀파이어물일지라도 이렇게까지 날 철저하게 실망시킨 작품은 트와일라잇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간절히 빈다.
부디 다음편에서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매우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 영화리뷰인 고로 아마도 음악과 비쥬얼적인 면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에게는 취향에 맞으실지도 모르겠다.
시사회장을 나서는 순간 아, 재미있었다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난 그림본 걸로 만족할래 하시는 분들도 많았으니까.

말하자면 촌구석에서 지금 막 전학온 이쁘지만, 뭔가 은따기질이 느껴지는 평범한 소녀와 학교에서 나름 주목받는 신비로운 킹카그룹의 남자애가 서로 첫눈에 반한다.


그런데, 둘은 서로 이끌려도 가까워져서는 안된다. 날 아무리 사랑해도 넌 날 좋아해서는 안돼. 이유는 내가 널 헤칠지도 모르니까. 그럼 벨라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실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내 먹이니까인걸까?


영화상에서 평범한 인간소녀와 뱀파이어간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뤄졌으면, 갈등과 고뇌의 정도가 좀 더 진지하게 느껴졌다면 그래도 괜찮았을텐데, 영화상에서는 언제나 이런 폼생폼사 장면만 나올 뿐이다.


물론 시리즈물의 첫 작품이니까 불친절했을수도 있겠다. 신비로운 흡혈귀 일족들. 차라리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면 이보다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예감. 원작 소설의 인기가 큰만큼 드라마로도 제작될 것 같지만.


지루하고 지루한 장면이 지나가고 그나마 좀 재미가 있으려나~하고 기대하게 해놓고, 관객의 기운을 쏙 빼놓는 어설픈 갈등구조와 액션.

 
012


로맨틱한 무도회장면, 틴에이저 로맨스이기에 십대가 만약 이 영화를 본다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틴에이저 무비라고 하더라도 스토리의 개연성은 적어도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니었던가.

P.S. 영화를 보고 나니 웬지 원작이 너무나도 궁금해져버렸다. 현재 미국에서는 4부작까지 나온 상태라고 하고, 작가인 스테프니 메이어는 이 작품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고 하니 어떤 매력을 가진 작품인지가 참 궁금해졌다.
이미 국내에 2권까지 번역되어 나와있더라.

트와일라잇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테프니 메이어 (북폴리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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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NEW MOON)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테프니 메이어 (북폴리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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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립스 (예약판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테프니 메이어 (북폴리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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