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45

크리스마스 캐럴과 호밀밭의 파수꾼이 연상되기도 하고, 아련한 옛 추억이 담겨있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스웨터 스웨터하면 나에게 떠오르는 추억은 어머니의 교통사고다. 그것도 하마터면 어머니가 돌아가실 뻔한 끔찍한 사고의 추억이다. 스웨터와 교통사고가 무슨 연관이냐고 되물어보실 분도 있겠지만, 교통사고를 당하기 직전까지 손재주가 좋으신 어머니는 장사하시면서 바쁜 틈틈히 겨울에 나와 오빠 그리고 어머니 본인이 입으실 스웨터와 조끼,카디건을 짜셨다. 나는 내심 예쁜 핑크색으로 스웨터를 짜주시길 바랬지만, 정작 나에게 돌아온 스웨터는 가장 싫어하는 밝은 초록색 계열(실제로는 참 이뻤고 꼼꼼하게 잘 짜여졌지만)이었고, 싫은 내색은 최대한 하지 않고 받아 입고 다녔다. 완성된 스웨터를 입고 다닐 무렵, 어머니는 차를 몰고 집에 황급히 오시던 도중 상대방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차는 완전히 일그러져서, 형체를 알아볼수.. 2009. 2. 19.
폭신폭신 몽글몽글 달콤한 숙면의 유혹이 궁금하시다면 수면양말을 신고 주무세요~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겨울철 고질병 수족냉증. 항상 손과 발을 항상 따뜻하게 해주는데도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고,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늘 고생하는 추운 계절. 최근 매일매일 추운 실내에서 서서 근무하는 일을 하다보니, 근육이나 뼈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까지 팍팍 오고 있었던 나날이 계속되고 있던 찰나에 우연히 보게 된 위드블로그의 수면양말 캠페인! 미투데이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수면양말이 도대체 뭘까 궁금했는데, 여기저기 지나다니다보면 목욕가운같은 재질의 몽글몽글한 수면양말과 수면잠옷 세트를 보고 엄청 따뜻해보여서 사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간절했다. 더군다나 KFC에서 런치세트를 먹으면 수면양말을 준다는 지하철 일보의 광고를 보면서 얼마나 가지고 싶었는지 모른다. 길다면 긴 겨울, 유난히 춥고 쌀쌀한.. 2009. 2. 15.
남성잡지 부록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기대와는 달랐던 서른이라도 괜찮아. 서른이라도 괜찮아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이시하라 소이치로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상세보기 이쁜 겉표지, 너무나 위로가 되는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 어느 나라에서나 30대 독신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30대 독신남성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동양권이면서, 아직까지 가부장적 유교사상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30살 독신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20대초반 대학교 졸업하기 전, 휴학한 후 잠시 다닐 직장을 구하러 다닐 때부터, 면접 때 쏟아지는 질문. "결혼 안하나요?" 혹은 "결혼은 언제 할 예정인가요?" 그 후 몇 년간 계속된 질문인지 수없이 쏟아져서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의 안부인사도, 명절 때마다 만나는 친척들의 질문도.. 2009. 2. 14.
레저베이션 로드 Reservation Road (2007) 돌아올 수 없는 길, 상실의 아픔과 상처를 그린 레저베이션 로드 죽음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 더군다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 지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은 더더욱 많다. 한 살 더 먹을수록 접하게 되는 소식들은 새 생명의 탄생보다는 주변인들의 부고의 소식들이 많아지고, 무수한 죽음의 소식 중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죽음의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접했던 동아리 친구의 갑작스러웠던 사고사. 병사나 수명을 다해서 세상을 떠나는 경우 슬프고 고통스러워도 이미 예측했던 것이기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즉, 죽음의 당사자가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과 그렇지 못한 상황의 경우가 다른 것이다. 대학교 신입생 첫 축제가 다가올.. 2009. 2. 10.
여왕으로 태어나서 여왕으로 죽어갔던 한 여성의 불꽃같이 치열했던 삶을 그린 슈테판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 헨리8세는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긴 왕일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새로운 종교를 만들었던 왕이기도 하고, 6명의 부인과 결혼했으며, 그 중 2명은 사형대로 보내기도 한 왕. 그리고 그렇게나 간절히 바라던 후계자를 얻었으나, 일찌감치 세상을 떠나 그 후 잉글랜드의 왕권은 항상 불안했다. 살아있을 때도 이야기꺼리가 많았으나, 오히려 죽고난 뒤 그의 딸들인 메리와 엘리자베스가 더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냈다. 아버지보다 더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대영제국을 세운 엘리자베스. 후계자 에드워드6세가 죽고나자, 불안했던 영국. 메리보다 먼저 왕위에 올랐지만, 9일만에 폐위되고 목숨을 잃었던 레이디 제인 그레이가 있었고, 엘리자베스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메리에게 유폐당해서 시간을 보내다.. 2009. 2. 5.
미국 작은 시골 마을의 낭만과 매력이 듬뿍 담긴 미트포드 이야기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읽어봤을 때 기대되었던 것은 성직자의 사랑이야기. 성직자의 사랑이야기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가시나무 새" 초등학교 시절 봤던 미니시리즈이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는 너무나도 유명한 OST와 이뤄지기가 힘들어 너무나도 가슴아팠던 순애보 이야기. 요즘처럼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연애에 익숙해진 분들이야, 속답답할지도 모르는 이야기일지라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보석같았던 이야기. 가시나무 새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콜린 맥콜로우 (문지사, 2006년) 상세보기 그러나 미트포드 이야기를 막상 읽어보니 카톨릭 신부가 아닌 성공회 신부이니 금지된 로맨스도 아니고,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도 아닌지라 살짜쿵 아쉬웠다. (그렇다, 나는 원래 수록된 정보를 보면서 멋대로 망상해수욕장에서 .. 2009. 1. 12.